‘내수기업’ 카카오, 네이버와 비교하니 차이 ‘극명’
해외 매출 비중…네이버 40%, 카카오 20%
문어발 확장·골목상권 침해로 부정적 인식 확산
‘응~ 내수기업 카카오.’
카카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응이다. 기사 주제나 원글 내용과 관계없이 이 같은 응답이 달리곤 한다.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카오는 2022년 10월 기준 국내 128개 계열사를 거느린 플랫폼 기업이 됐다. 카카오 앞에 ‘내수기업’이란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때는 사업 영역 확장이 공격적으로 이뤄진 지난 2018년부터다.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택시·금융·보험 영역은 물론 미용실·꽃집·중간물류·퀵서비스·대리운전 등에 진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진정한 기술 기업을 표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 성과를 내라’는 식의 소비자 반발이 나타났다. 특별한 기술 없이 ‘수수료 장사’만 한다는 소상공인 단체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이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다.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으로 성장했고, 네이버는 검색 기반의 포털을 통해 영역을 확장했단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서비스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PC 웹 등을 기반으로 제공되고, 플랫폼 역량을 발판 삼아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늘 비교선상에 놓인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역시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따라 규제 기관이나 소비자들로부터 지적을 받아왔지만,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았다”며 “골목상권 침해로 볼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비교적 적고, 최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서도 카카오와 달리 안전망 운영에 신경을 쓴 모습이 확인되며 소비자 인식이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변화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스스로 약속한 말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내수기업 인식을 확장하는 데 한몫을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벌어지자 올해 4월 “계열사를 올해 30~40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발표 당시 138개 계열사 중 현재 10개 정도만 정리된 상태다.
카카오가 최근 이 같은 지적에 대안을 내놨으나 비판적 여론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회사는 지난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127시간 30분간 서비스 장애가 벌어진 뒤, 문어발식 경영 재검토를 재차 약속하고 재발방지책을 공개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해 “문어발 확장, 필요치 않은 투자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네이버·카카오, 해외 사업 실적 차이 ‘극명’
글로벌 빅테크로 꼽히는 메타(옛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 모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50%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국내 글로벌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약 85%를, LG전자도 약 70%의 매출을 해외에서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가 지역별 매출 비중을 공시하고 있지 않아 카카오와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다만 네이버는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인터뷰·간담회 등을 통해 대략적인 해외 매출 비중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네이버의 해외 매출 비중은 15% 안팎이다. 수치만 본다면 카카오보다 내수 사업 영역이 넓어 보인다. 그러나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라인을 포함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의 실적을 포함한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40%에 육박한다. 지난해 35% 수준에서 5%포인트(P)가량 수치가 높아졌다.
라인과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의 경영통합 승인은 지난 2020년 이뤄졌다. 네이버는 이에 따라 2020년 3분기부터 라인을 연결 실적에서 제외해 발표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까지 연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고 이 중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단기적으론 라인을 제외하고 해외 매출 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사업으로 콘텐츠를 꼽았다. 글로벌 진출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네이버웹툰의 경우 거래액의 약 6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700조원 규모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수주도 타진 중이다. 네이버는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5조9483억3558만원, 영업이익 9681억8157만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역시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단 목표를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플랫폼·콘텐츠·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겠단 취지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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