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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커머스...오아시스마켓 vs 11번가, 상장 1호 주인공은

오아시스마켓·11번가, 연내 상장 추진
IPO 시장 침체 기업가치 급락 '우려'

11번가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하형일 사장과 안정은 사장이 2023년 11번가 2.0의 본격적 실행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11번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주식시장 한파가 이커머스 업체를 덮치며 컬리가 코스피 상장을 연기한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쥘 주인공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안에 상장을 마쳐야만 하는 이커머스 기업은 오아시스마켓과 11번가다. 경기 불황과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업황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비슷한 듯 다른 전략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완주 여부와 몸값 책정에는 다소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오아시스마켓·11번가, 연내 상장 지속 추진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과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아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지난달 30일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6월 안에 증권신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이내에 상장을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늦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2011년 설립해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시작으로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KT, KT알파, 이랜드리테일, 케이뱅크 드와 다양한 협력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11번가의 경우 올해 초 예비심사청구를 진행, 9~10월께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새마을금고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2018년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9월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국민연금 등 FI에 IPO 연기 등을 요청했으나, 국민연금은 “기한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11번가에 3500억원을 투자해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의 전체 출자액(5000억원)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 모두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이어 갈 방침이지만 경기 불황과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완주 여부나 책정될 '몸값'도 관심사다. 최근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산업 전반의 부진 우려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코스피 IPO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시장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 [사진 오아시스]

"제값 못 받을라" IPO 시장 침체에...기업가치 관심

업계 안팎에선 오아시스마켓과 11번가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찍는다.

IPO대어로 꼽히는 컬리가 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한 것도 심사승인 효력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장 저평가 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해결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앞선 FI들의 투자 과정에서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을 인정받았으며 원하는 기업가치는 3조~4조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 남짓까지 내려앉았다는 평가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실적이다. 11번가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보다 43% 늘어난 189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은 364억원을 기록해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거래액이 늘어나면서 향후 매출·수익 성장 가능성으로 지금보단 높은 몸값을 책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용자 수 역시 장점이다. 모바일 앱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11월 기준 월평균 1000만명을 돌파하며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아시스 역시 기업가치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이랜드리테일로부터 3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1조1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7900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오아시스는 새벽배송업계 유일한 흑자기업으로 꼽히며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다. 이러한 흑자경영 기조는 최근 금리 급등으로 수익성이 중요해진 시기 제 몸값을 받는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아시스의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118억원, 순이익은 43% 늘어난 3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상장 연기 선언으로 공모주 투자자의 이커머스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IPO시장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상반기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서 IPO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일부 기업은 국내 코스피 시장이 아닌 나스닥 상장 추진까지 검토하고 있어 변동성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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