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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철 본부장 “지금은 XPLA에 있어 겨울, 봄이 되면 꽃 피울 것”[이코노 인터뷰]

루나 사태 겪은 컴투스홀딩스…자체 메인넷 구축 통해 새로운 도약 준비
‘재벌집 막내아들’ 등 컴투스 그룹 관련 IP와의 협업도 기대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본부장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는 과거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 다른 게임사들보다 한발 앞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했던 원조 모바일게임사다. 지금은 블록체인이라는 ‘미지의 바다’에서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항해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루나 사태’를 겪으며 테라 메인넷을 기반으로 발행했던 ‘C2X’를 자체 메인넷을 기반으로 한 ‘엑스플라’(XPLA)로 바꿨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XPLA가 상장됐던 FTX 거래소가 갑자기 파산하는 사태까지 겪었다. 최근에는 FTX 파산으로 피해를 입은 XPLA 투자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XPLA는 웹3.0 게임, C2X NFT 마켓플레이스, 컴투버스 서비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아우르는 글로벌 메인넷으로 발돋움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유저가 직접 소유하는 P2O(Play to Own) 게임 6종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올해 다수의 웹3.0 신작 게임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컴투스 그룹에서 블록체인 분야 개발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본부장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짧은 기간 동안 의도치 않게 많은 일들을 겪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한 번쯤 겪게 될 일을 조금 이른 타이밍에 겪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당장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조차 사치였다. 쉽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하고 시작했음에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은 더 단단히 준비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하나씩 준비해가고 있다.

‘루나 사태’를 겪은 이후 자체 메인넷을 구축했다. 메인넷 구축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나.

처음에는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는 쪽 보다는 적당한 환경을 찾는 데 집중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테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이 많았다. 예를 들자면, 트랜잭션 피(Transaction Fee)가 있다. 트랜잭션 피라는 건 블록체인에 기록을 남길 때, 가령 내 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토큰을 전송하거나 NFT를 민팅(Minting) 할 때 발생하는 일종의 블록체인 사용 수수료다. 문제는 기존 웹2.0 기반의 유저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상당히 낯설기 때문에 개념을 안내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유저 입장에서는 트랜잭션 피를 다른 코인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없는 재화는 별도로 구입해서 써야만 했다. 이런 부분에서 유저들의 불편이 존재했다. 이런 불편을 없앨 수 있도록 게임에서 획득할 수 있는 토큰으로 트랜잭션 피를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지만, 그런 편의성을 제공하는 메인넷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또 NFT에도 고민이 있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NFT는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토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NFT의 속성이 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대치되는 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게임에서 만들어진 아이템을 NFT로 만드는 경우에는 속성을 변경하기 위해 기존 NFT는 소각하고 새로 만드는 방식이 보통 쓰인다. 이런 부분에서도 게임과 잘 어우러질 방법을 고안하고 적용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존의 메인넷에서는 아무래도 제한이 많았다. 이런 것들을 고민하다 보니 게임에 잘 맞는 메인넷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 제안하고 실현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프로젝트 구상 단계부터 메인넷 자체 구축은 이미 연구를 시작했던 터라, 조금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조금 돌아오기는 했지만 결국 가야 할 길을 조금 이른 시점에 가게 됐다고 생각한다.

FTX 사태 이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FTX 관련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척 안타까웠다. XPLA는 아직 생태계가 극초반이기 때문에 씨앗 하나하나가 무척 소중하다. 그런데 프로젝트 초반부터 응원해주던 많은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 누구의 책임을 떠나 우리 생태계의 근간이 돼 줄 팬과 같은 많은 홀더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는 분명했다. 다만, 마음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풀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았다. 적당한 방법이 없을지 정말 많이 알아보고 고민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간단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법이나 절차상의 문제들이 워낙 민감하게 놓여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혀서 순서대로 진행하는 중이다. 기본적으로는 예비 물량을 활용해서 피해 홀더를 우선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예비 물량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벨리데이터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 결정은 거버넌스 보팅(Governance Voting)의 형태로 이뤄지는데, 이를 위해서 피해 물량의 객관적 예측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턱대고 예비 물량을 사용하겠다고 할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를 사용하면 사태의 개선이 가능할지 예상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는 범위 조사를 통해서 피해 물량의 규모를 체크하고 있다. 피해 물량의 범위를 확인하고 나면, 이를 기반으로 예비 물량 사용 승인을 위한 제안을 할 계획이다. 제안이 승인되면 예비 물량은 임시 보관 지갑이나 컨트랙트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후 개인별 보유 물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 홀더들의 FTX 내 보관 물량과 지원 물량을 교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교환 절차는 아직 검토해야 할, 법적으로 민감한 부분들이 많아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가급적 빠르고 확실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크립토윈터’를 겪고 있는데.

‘가장 어두울 때는 해가 뜨기 전이다’라는 말이 있다. 겨울이 있다면 봄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 시기가 XPLA에게는 준비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봄이 되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엑스플라의 강점은 투명성과 게임을 잘 이해하는 메인넷이라는 점이다. 엑스플라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외부 감사와 컨설팅을 받으면서 모든 과정을 통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XPLA Transparency Standards’라는 공시 정책을 수립해서 실천하고 있다. 이것은 코인의 유통량과 주요 파트너십 등의 주요 의사 결정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엑스플라만의 기준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사전 공시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 온체인 데이터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미들웨어들을 구축하고 서비스 중이다. XPLA의 또 다른 강점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다. XPLA는 SDK 적용만으로도 블록체인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웹2.0 게임을 웹3.0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다양한 게임 플랫폼의 공존을 위해 각 플랫폼의 토큰으로도 트랜잭션 피를 지불할 수 있는 ‘XATP’ 시스템이 존재하며, 속성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다이나믹 NFT’ 등 게임 서비스에 특화된 고유의 기능들이 존재한다.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본부장 [신인섭 기자]

NFT 거래소 성과 및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C2X NFT 마켓 플레이스는 XPLA 체인 위에서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아트, 게임까지 그룹사와 파트너들의 역량을 모아 ‘웹3.0 문화 중심지’로 자리를 잡고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내 서비스를 런칭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아트,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뉴욕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마리아트’ 작가 등 수준 높은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붕어빵 타이쿤’의 멤버십 NFT, ‘안녕엘라’의 영웅 NFT와 PFP NFT 등 다채로운 성격의 NFT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유저 간 NFT 거래가 가능한 DEX를 지원해 신규 P2O 게임도 지속적으로 탑재되는 등 앞으로의 사용 범위도 확장할 예정이다.

‘월드오브제노니아’가 현재 개발 중이다. 향후 블록체인 적용 계획은.

당연히 있다. 다만, 적용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 조율 중이다. 빠른 적용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스튜디오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웹3.0 게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해서 런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내 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던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XPLA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 및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메인넷은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비즈니스 파트너, 콘텐츠 파트너, 기술 파트너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들과 이미 손을 잡은 바 있다. 특히 기술 파트너 영역에서는 40여 곳의 세계 유수의 파트너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하고 있다. 웜홀과 같이 다른 메인넷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브릿지 서비스가 이미 구축됐고, ‘블록데몬’, ‘코스모스테이션’ 등 경험 많은 벨리데이터들이 노드의 검증을 담당해주고 있다. 또 콘텐츠 파트너로는 ‘엑스테리오’와 같은 글로벌에서 인지도 높은 파트너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점프 크립토’와 ‘애니모카브랜즈’와 같은 투자사들도 우리와 이미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며 게임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컴투스 그룹이 보유한 인기 콘텐츠와의 협업은 생각하고 있나.

컴투스 그룹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문화 예술 분야에서 최근 성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과가 다른 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게임뿐 아니라 NFT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IP에 따라서 적용되는 영역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룹사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이 상호 간 긍정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재는 블록체인 기술의 초기 단계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인 만큼 국내 전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쓰일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산업 현장에서 글로벌 시장 선두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에서도 관련 제도와 법규를 다각도로 정비해주길 바라고 있다. K 콘텐츠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문화 강국의 위상을 드높인 것처럼, 블록체인의 영역에서도 제도권 하에서의 자율성이 보장돼 글로벌을 선도하는 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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