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명가’ 삼성·SK가 이미지센서 ‘맛집’인 이유
이미지센서 공정, D램과 60% 공유…삼성·SK에 유리
전장·로봇 등 미래 먹거리 수요↑…사업 다각화 가능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이미지센서 기술 초격차에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센서 공정이 D램과 유사하다는 이점을 살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사업과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관련 연구개발(R&D)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영상 정보)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뿐만 아니라 차량용 전장 부품에도 적극 채택되고 있어 반도체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통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술력 만큼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부 영역에서는 업계 맹주인 소니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15.3%의 점유율을 차지해 소니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0.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ISOCELL) HP2’를 출시했다. 해당 이미지센서는 업계 최초로 ‘듀얼 버티컬 트랜스퍼 게이트(Dual Vertical Transfer Gate)’ 기술이 적용돼 전하 저장 용량을 기존 2억화소 제품 대비 33% 향상 시켰다. 덕분에 각 픽셀이 더 많은 빛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이전보다 풍부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아이소셀 HP2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신형 갤럭시 S에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첨단 공정을 통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이미지센서 맹주인 소니의 본고장 일본 도쿄에 관련 R&D센터를 구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동반된 결과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약진하며 지난해 3분기 3.6%의 점유율로 6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1.0㎛ 픽셀 이미지센서(2000만 화소)를 내놓고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성능이 2배 이상 개선된 4800만 화소 제품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스마트폰용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Hi-A811’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SK하이닉스가 1억 화소 이상 이미지센서를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집중했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을 노려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미지센서 시장 전망 밝음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미지센서 사업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미지센서의 경우 D램 생산공정의 60% 가량을 공유하고 있어 관련 노하우를 다수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다 수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화성의 D램 13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과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분야에서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는 47억3300만 달러로 같은해 2분기(41억6800만 달러) 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년 동기(48억66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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