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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 모바일·가전 부진 ‘겹악재’  (종합)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 일제히 하락
세트사업 ‘총체적 난국’…모바일 판매량 감소에 가전 ‘적자’


삼성전자 강남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건엄 기자]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과 물류비,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완제품(모바일, 가전)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역성장했다. 특히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반도체의 경우 겨우 적자만 피한 수준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30% 초반 하락했다”며 “낸드플래시의 ASP 역시 2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한 자릿수 초반 감소할 전망”이라며” “낸드 1분기 수요 비트그로스는 한 자릿수 중반 감소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실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700억원, 매출 20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9%, 22.8% 감소한 수치로 사실상 적자만 겨우 면한 셈이다. 파운드리가 분기 및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메모리 재고자산 평가 손실과 수요 감소가 이어지며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초미세공정 파운드리를 통해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2나노미터(nm,1nm는10억분의1m) 1세대 개발에 집중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특히 D램의 경우 성능이 대폭 향상되고 단가도 높은 DDR5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시장 영향력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 14나노 DDR5 D램.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서버용 메모리 시장은 신규 플랫폼 전환 영향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채용량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출시로 DDR5 전환이 발생할 전망이다. DDR5는 초기 신제품으로 시장재고 수준이 매우 낮고 초기 수요 확보를 위한 구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만큼 시장 영향력을 지속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객사 재고 조정이 실적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미래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 위한 필수 투자를 지속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미래 선단 로드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와 캐팩스(설비투자) 내에서 연구개발(R&D)도 이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 [사진 삼성전자]

세트사업 수익성 둔화 심각

원자재값 및 물류비 상승과 스마트폰 판매 부진 직격타를 맞은 세트(완제품) 사업의 부진도 심상치 않다. 모바일과 가전이 주력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6400억원, 매출 42조7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2% 줄었지만 매출은 15.8% 증가했다. 

가전의 경우 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며 특히 부진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해 세탁기 유리문 깨짐 사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데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함과 동시에 온라인 판매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원자재값은 하반기부터 하락 추세이나 중국 리오프닝 등으로 반등하고 있어 예상 대비 폭이 크지 않다”며 “해상운임도 코로나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원가절감 위해 생산거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자재업체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며 “비스포크 인피니티 라인 등 프리미엄, B2B(기업 간 거래) 판매 채널 강화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4'와 '갤럭시Z 플립4'를 약 40개국에서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솔루션 개발팀을 신설해 ‘갤럭시칩’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출시한 엑시노스 2200이 흥행에 참패한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탑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AP 구입에 사용한 돈만 8조원에 이를 정도로 MX사업부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모바일 경쟁력 강화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갤럭시 전용 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회사 측은 “AP는 스마트폰 제품 성능과 고객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에 하나로서 중요도가 매우 높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MX사업부는 지난해 12월에 신설한 AP솔루션 개발팀을 통해 칩셋 파트너들과의 협력하고 갤럭시 제품에 더욱 최적화된 AP 솔루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70조464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 줄었다.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으로 16% 감소했다. 매출은 302조2315억원으로 8.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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