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텍스 강자’ 금호석유화학이 맞이한 ‘준비된 호황’
[한국 경제 비밀병기 111 클럽 대공개]
NB라텍스 생산력 세계 1위 만든 ‘선제적 투자’…기술도 우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111 클럽’에 2021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준비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 대응한 결과다.
금호석유화학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시가총액 1조원 기준을 항상 충족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 수 역시 1300명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2020년까지 1조원을 밑돌면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1970년 설립된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영역에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중에서도 의료용 니트릴 장갑 원료인 합성고무 ‘NB라텍스’ 상품이 코로나19와 맞물리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선제적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회사는 2018년과 2021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NB라텍스 생산량을 높였다. 2018년 울산고무공장 NB라텍스 생산능력을 기존 연산 40만t에서 55만t으로 확대하며 생산능력 기준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2021년에도 NB라텍스 24만t 증설을 위해 2560억원을 투자했다.
회사는 NB라텍스가 의료용 장갑은 물론 산업용·조리용으로 쓰임이 다양해지는 상황을 반영해 생산능력을 계속 강화했다. 생산능력(MT/Y)은 2015년 20만에서 ▲2016년 40만 ▲2019년 58만 ▲2020년 64만 ▲2021년 71만으로 올랐다. 회사는 이를 2023년 말까지 94만6000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같은 선제적 투자가 코로나19란 특수한 상황에 대응을 할 수 있던 역량이 된 셈이다.
제품의 품질과 생산 기술 역시 실적 상승의 기반이 됐다. 업계 유일의 연속식(Continuous) 생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적인 배치식(Batch)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다.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데도 탁월하다. 연속식 공정은 높은 분자량을 가진 고분자 제품의 생산에 유리해 높은 인장강도를 구현하는 데 핵심이 된다.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생산된 NB라텍스는 내구성·내마모성·인장강도·색상발현성이 우수하단 평가를 받는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없는 친환경성도 갖췄다.
금호석유화학은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7조9756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NB라텍스의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자 생산 설비를 꾸준히 증설해 왔다”며 “코로나19 발발로 위생용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시장 확대를 미리 준비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생산 외에도 합성수지·정밀화학·나노탄소·에너지·건자재 등에서도 사업을 추진, 소재 분야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10년 동안 매년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곳을 1차로 선정했다. 이 중 년도 연말(12월 말)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을 추려냈다.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매년 고용 인원이 1000명 넘는 곳을 대상으로 111클럽 가입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정부 지분이 높은 공기업과 은행 등 2021년 기준 상장하지 않은 곳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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