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 자르는 카카오, 드디어 멈춘 M&A…투자 활동, 지출→수입 전환 [수(數)크릿]
1Q 투자활동현금흐름 ‘1800억원’ 수입…지출 기조 탈피
‘자회사 청산’ 속도 높이는 카카오, 내실 다지기 본격화
수는 현상을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단어입니다. 유행·변화·상태·특성 등 다소 모호한 개념에도 숫자가 붙으면 명확해지곤 하죠. 의사결정권자들이 수치를 자주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역시 성과·전략 따위를 수의 단위로 얘기합니다. 수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만나 높은 정밀성은 물론 다양성도 갖춰가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다양한 수치 중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꼽아 연재합니다. 수(數)에 감춰진 비밀(Secret), 매주 수요일 오전 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의 연결 기준 2024년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1800억원’ 수입.
자회사 정리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인 카카오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출에서 수입 기조로 전환됐습니다. 줄곧 음수(지출·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수치가 올해 1분기엔 양수(수입·플러스)로 바뀐 건데요.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지출에서 수입으로 전환케 한 몇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 카카오의 최근 경영 전략이 얼마나 극적으로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그간 전방위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 왔는데요. 이에 따라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규제 당국의 제재까지 이뤄지자, 회사는 경영 전략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다지기’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대외에 여러 차례 설명해 왔죠. 투자활동현금흐름의 변화는 이런 전략이 실질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걸 나타냅니다.
기업은 투자 목적으로 다양한 자산을 운영하고 영업 활동을 전개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유형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일이 발생하죠.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이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구체적으로 장기·현금성 자산에 속하지 않는 ‘기타 투자자산’의 취득·처분 활동에 따른 현금의 흐름을 보여주죠. 생산 장비의 확장이나 다른 기업의 지분·채무 등을 취득하는 데 쓰인 돈은 ‘지출’로, 투자자산 처분 등의 활동은 ‘수익’으로 잡히는 식입니다. 그래서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출’(음수)인 경우엔 신규사업 진출이 활발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입’(양수)이라면 그간 투자한 설비·지분 처분 활동 등이 많았단 분석이 가능하죠.
카카오는 오랜 시간 신규 사업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실제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입보다 ‘지출’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기조가 뚜렷하게 유지됐는데요. 연결 기준 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구체적으로 ▲2018년 1조2607억원 ▲2019년 4142억원 ▲2020년 1조2607억원 ▲2021년 3조3410억원 ▲2022년 1조5741억원 ▲2023년 1조779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2019년을 제외하면 투자활동에 ‘조 단위’ 지출을 단행한 셈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성장 전략이 추진되던 시기 나타난 지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로 ‘돈’ 벌기 시작한 카카오
올해 1분기엔 이 같은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카카오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8353억5881만원 지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1800억479만원 수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무려 ‘1조원’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 셈이죠. 왜 이런 전환이 이뤄졌을까요?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내역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 부문은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입니다. 지난해 1분기엔 이 항목에서 1조955억6702만원의 지출이 발생했지만, 올해 1분기엔 ‘0’원을 기록했죠.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따른 현금 지출이 2023년까지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2024년 1분기에 M&A 등과 같은 전략에 따라 종속기업 지분 추가가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확장보단 사업 본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성장 공식’이 바뀌었는데, 이런 변화가 투자활동현금흐름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는 미용실·꽃집·중간물류·퀵서비스·대리운전·배달·연예기획·부동산·암호화폐·골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가 빠르게 증가했죠. 카카오그룹 계열사 수는 ▲2018년 65개 ▲2021년 105개 ▲2022년 138개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문어발 확장 지적에 따라 계열사 정리 작업을 진행해 2023년 2월 계열사 수가 126개로 줄었으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2023년 5월엔 다시 147개로 늘었죠.
이런 확장은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 내역을 보면 회사는 ▲2021년 1조2238억원 ▲2022년 1740억원 ▲2023년 1조2154억원 등을 지출했습니다. 올해 1분기 해당 지표가 0원으로 기록됐다는 점에 포함된 의미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카카오의 ‘내실 다지기’ 기조는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 외에도 다양한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활동현금흐름 내역 중 전년 동기 대비 변화가 큰 지점으론 ▲단기금융상품의 증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취득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기타유동금융자산의 증감 ▲무형자산의 처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취득 등이 꼽힙니다.
단기금융상품은 2023년 1분기에 868억원 수입에서 2024년 1분기에 3423억원 수입으로, 그 규모가 약 2555억원 커졌습니다. 당기손익으로 분류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에 사용한 지출 규모는 1700억원에서 846억원으로, 약 854억원 줄었죠.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의 증감’은 지출에서 수입으로 바뀌었는데요.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68억원 지출에서 73억원 수입으로 바뀌면서 약 241억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기타유동금융자산 역시 50억원 지출에서 106억원 수입으로 전환됐고요.
무형자산의 처분 수익도 지난해 1분기엔 1억3716만원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엔 124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기타포괄손익에 포함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은 올해 1분기 0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1분기에 130억원을 쓴 것과 대조됩니다.
‘몸집’ 줄이는 카카오
이런 다양한 수치들이 의미하는 건 명확한데요. 카카오가 대외에서 줄곧 지적받은 ‘무분별한 확장’ 기조를 드디어 멈췄다는 걸 나타냅니다. 이는 투자활동현금흐름뿐 아니라 자회사 수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카카오의 자회사 수는 128곳입니다. 지난해 5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직후와 비교하면 19개 법인이 줄었죠. 특히 ‘골목상권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카카오헤어샵’ 지분이 모두 처분됐습니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헤어샵을 영위하고 있는 와이어트의 지분 38.92%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40만3056주를 한 주당 4만9771원에 권규석 와이어트 공동대표이사에게 넘기기로 한 거죠. 총 매매대금 200억6100만원 수준입니다.
카카오는 또 부동산 개발·공급을 담당하던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도 흡수 합병해 CA협의체 산하 스페이스팀으로 통합했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임팩트도 청산했고, 친족 소유 법인인 오닉스케이·뉴런잉글리쉬 등도 청산이나 지분매각이 이뤄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컬러버스도 폐업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게임즈 관계사 넵튠의 자회사입니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 저작권 사업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중국 법인이 청산됐습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웹툰·웹소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픽코마도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법인의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대규모 사업 철수가 자칫 성장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수익성이 떨어진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인공지능(AI)·헬스케어 등 사업 기회가 많은 분야에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죠. 특히 지난 20일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헬스케어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억원을 수혈하기도 했습니다. 운영자금을 더 넣고 사업 확장을 이루겠단 취지입니다.
카카오는 또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조직 통합 절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영업 양수도하는 계약도 최근 체결했죠.
카카오가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건 사업 확장 과정에서 나타난 잡음이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문어발’을 자르기 시작한 카카오는 앞으로 순항할 수 있을까요? 분명한 건 지난 3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공식 취임 후 회사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한때 ‘국민 기업’으로까지 불린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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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의 연결 기준 2024년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1800억원’ 수입.
자회사 정리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인 카카오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출에서 수입 기조로 전환됐습니다. 줄곧 음수(지출·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수치가 올해 1분기엔 양수(수입·플러스)로 바뀐 건데요.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지출에서 수입으로 전환케 한 몇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 카카오의 최근 경영 전략이 얼마나 극적으로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그간 전방위 ‘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 왔는데요. 이에 따라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규제 당국의 제재까지 이뤄지자, 회사는 경영 전략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다지기’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대외에 여러 차례 설명해 왔죠. 투자활동현금흐름의 변화는 이런 전략이 실질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걸 나타냅니다.
기업은 투자 목적으로 다양한 자산을 운영하고 영업 활동을 전개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유형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일이 발생하죠.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이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구체적으로 장기·현금성 자산에 속하지 않는 ‘기타 투자자산’의 취득·처분 활동에 따른 현금의 흐름을 보여주죠. 생산 장비의 확장이나 다른 기업의 지분·채무 등을 취득하는 데 쓰인 돈은 ‘지출’로, 투자자산 처분 등의 활동은 ‘수익’으로 잡히는 식입니다. 그래서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지출’(음수)인 경우엔 신규사업 진출이 활발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입’(양수)이라면 그간 투자한 설비·지분 처분 활동 등이 많았단 분석이 가능하죠.
카카오는 오랜 시간 신규 사업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실제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입보다 ‘지출’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기조가 뚜렷하게 유지됐는데요. 연결 기준 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구체적으로 ▲2018년 1조2607억원 ▲2019년 4142억원 ▲2020년 1조2607억원 ▲2021년 3조3410억원 ▲2022년 1조5741억원 ▲2023년 1조779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2019년을 제외하면 투자활동에 ‘조 단위’ 지출을 단행한 셈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성장 전략이 추진되던 시기 나타난 지표”라고 설명했습니다.
투자로 ‘돈’ 벌기 시작한 카카오
올해 1분기엔 이 같은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카카오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8353억5881만원 지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 1800억479만원 수입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무려 ‘1조원’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 셈이죠. 왜 이런 전환이 이뤄졌을까요?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내역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 부문은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입니다. 지난해 1분기엔 이 항목에서 1조955억6702만원의 지출이 발생했지만, 올해 1분기엔 ‘0’원을 기록했죠.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따른 현금 지출이 2023년까지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2024년 1분기에 M&A 등과 같은 전략에 따라 종속기업 지분 추가가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확장보단 사업 본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성장 공식’이 바뀌었는데, 이런 변화가 투자활동현금흐름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는 미용실·꽃집·중간물류·퀵서비스·대리운전·배달·연예기획·부동산·암호화폐·골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가 빠르게 증가했죠. 카카오그룹 계열사 수는 ▲2018년 65개 ▲2021년 105개 ▲2022년 138개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문어발 확장 지적에 따라 계열사 정리 작업을 진행해 2023년 2월 계열사 수가 126개로 줄었으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2023년 5월엔 다시 147개로 늘었죠.
이런 확장은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 내역을 보면 회사는 ▲2021년 1조2238억원 ▲2022년 1740억원 ▲2023년 1조2154억원 등을 지출했습니다. 올해 1분기 해당 지표가 0원으로 기록됐다는 점에 포함된 의미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카카오의 ‘내실 다지기’ 기조는 ‘종속기업 취득 및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 외에도 다양한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활동현금흐름 내역 중 전년 동기 대비 변화가 큰 지점으론 ▲단기금융상품의 증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취득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기타유동금융자산의 증감 ▲무형자산의 처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취득 등이 꼽힙니다.
단기금융상품은 2023년 1분기에 868억원 수입에서 2024년 1분기에 3423억원 수입으로, 그 규모가 약 2555억원 커졌습니다. 당기손익으로 분류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에 사용한 지출 규모는 1700억원에서 846억원으로, 약 854억원 줄었죠.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의 증감’은 지출에서 수입으로 바뀌었는데요. 기타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68억원 지출에서 73억원 수입으로 바뀌면서 약 241억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기타유동금융자산 역시 50억원 지출에서 106억원 수입으로 전환됐고요.
무형자산의 처분 수익도 지난해 1분기엔 1억3716만원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엔 124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기타포괄손익에 포함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취득은 올해 1분기 0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1분기에 130억원을 쓴 것과 대조됩니다.
‘몸집’ 줄이는 카카오
이런 다양한 수치들이 의미하는 건 명확한데요. 카카오가 대외에서 줄곧 지적받은 ‘무분별한 확장’ 기조를 드디어 멈췄다는 걸 나타냅니다. 이는 투자활동현금흐름뿐 아니라 자회사 수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카카오의 자회사 수는 128곳입니다. 지난해 5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직후와 비교하면 19개 법인이 줄었죠. 특히 ‘골목상권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카카오헤어샵’ 지분이 모두 처분됐습니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헤어샵을 영위하고 있는 와이어트의 지분 38.92%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40만3056주를 한 주당 4만9771원에 권규석 와이어트 공동대표이사에게 넘기기로 한 거죠. 총 매매대금 200억6100만원 수준입니다.
카카오는 또 부동산 개발·공급을 담당하던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도 흡수 합병해 CA협의체 산하 스페이스팀으로 통합했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임팩트도 청산했고, 친족 소유 법인인 오닉스케이·뉴런잉글리쉬 등도 청산이나 지분매각이 이뤄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컬러버스도 폐업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게임즈 관계사 넵튠의 자회사입니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 저작권 사업 자회사인 카카오IX의 중국 법인이 청산됐습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웹툰·웹소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픽코마도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법인의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대규모 사업 철수가 자칫 성장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수익성이 떨어진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인공지능(AI)·헬스케어 등 사업 기회가 많은 분야에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죠. 특히 지난 20일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헬스케어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300억원을 수혈하기도 했습니다. 운영자금을 더 넣고 사업 확장을 이루겠단 취지입니다.
카카오는 또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조직 통합 절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영업 양수도하는 계약도 최근 체결했죠.
카카오가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건 사업 확장 과정에서 나타난 잡음이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문어발’을 자르기 시작한 카카오는 앞으로 순항할 수 있을까요? 분명한 건 지난 3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공식 취임 후 회사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한때 ‘국민 기업’으로까지 불린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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