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은행에 ‘메기’ 푼다” 엄포…시중은행 반응은 ‘회의적’
이복현 원장 인뱅에 “혁신 촉진” 주문
새로운 은행 출범한다 해도…“부담 없어”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겠다고 연일 엄포를 놓고 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에겐 ‘혁신 촉진자’ 역할을 당부하고, ‘제4 인터넷은행’,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 설립 등의 방안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은 여신(예적금) 74.2%, 수신(대출) 63.4%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지적하는 이유다.
지난 27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경기 판교테크노밸리 카카오뱅크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이 원장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및 핀테크 업계 대표를 만나 시중은행의 과점 체계를 깰 수 있는 ‘혁신 촉진자’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이 원장은 “책임 있는 금융 혁신을 통해 은행산업의 건전한 경쟁과 금융소비자의 편익 제고를 위한 혁신 촉진자로 자리매김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고 금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메기’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와 성과급 문제 또한 과점 체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지난 22일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차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면서 은행권 ‘과점 체제’를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업은 정부 인가에 의해 제한적으로 설립·운영되는 과점적 구조”라며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자 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방안으로는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가, 챌린저뱅크 도입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새로운 은행이 나타나더라도, 은행 산업에 메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인터넷전문은행 또한 출범 이후 기존 은행업의 관행을 답습하는 모습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뱅‧케뱅‧토뱅이 금융권에 대형 메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다를 바가 없었다”면서 “아직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권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도 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도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급속하게 발전해 디지털 서비스 수준도 높아졌다.
은행의 디지털 지표를 보여주는 모바일 뱅킹 앱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살펴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1643만명으로 가장 많다.
다만 국민은행 ‘KB스타뱅킹’ MAU 또한 1106만명으로 빠르게 늘었고, 농협은행의 ‘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를 합한 MAU가 915만명, 신한은행 ‘신한SOL’이 884만명 등 1000만명 돌파가 눈 앞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은행이 나타나는 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챌린저뱅크가 나와도 기존 전통 은행들의 입장에선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도 하에서는 새로운 은행조차 당국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는 ‘은행’의 범주이기에 규제에서 자유로울지 회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은 여신(예적금) 74.2%, 수신(대출) 63.4%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지적하는 이유다.
지난 27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경기 판교테크노밸리 카카오뱅크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이 원장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및 핀테크 업계 대표를 만나 시중은행의 과점 체계를 깰 수 있는 ‘혁신 촉진자’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이 원장은 “책임 있는 금융 혁신을 통해 은행산업의 건전한 경쟁과 금융소비자의 편익 제고를 위한 혁신 촉진자로 자리매김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고 금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메기’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와 성과급 문제 또한 과점 체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지난 22일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차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면서 은행권 ‘과점 체제’를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업은 정부 인가에 의해 제한적으로 설립·운영되는 과점적 구조”라며 “고객에게 충분한 선택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자 수익에만 치중하고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방안으로는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가, 챌린저뱅크 도입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새로운 은행이 나타나더라도, 은행 산업에 메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인터넷전문은행 또한 출범 이후 기존 은행업의 관행을 답습하는 모습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뱅‧케뱅‧토뱅이 금융권에 대형 메기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다를 바가 없었다”면서 “아직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권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도 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도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급속하게 발전해 디지털 서비스 수준도 높아졌다.
은행의 디지털 지표를 보여주는 모바일 뱅킹 앱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살펴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1643만명으로 가장 많다.
다만 국민은행 ‘KB스타뱅킹’ MAU 또한 1106만명으로 빠르게 늘었고, 농협은행의 ‘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를 합한 MAU가 915만명, 신한은행 ‘신한SOL’이 884만명 등 1000만명 돌파가 눈 앞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은행이 나타나는 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챌린저뱅크가 나와도 기존 전통 은행들의 입장에선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도 하에서는 새로운 은행조차 당국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는 ‘은행’의 범주이기에 규제에서 자유로울지 회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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