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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겨우”…‘열풍’ 식은 저축보험, 해지 늘어날까

은행 '예적금' 대비 저축보험 이자율 낮아
방카용 상품 금리도 하락...해지율 증가 가능성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지난해 치솟던 생명보험사의 저축보험 인기가 시들해졌다. 저축보험 금리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이자율에서도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축보험을 해지하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더 높은 은행 상품으로 갈아탈 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보험 금리 '뚝뚝'...메리트 없어졌네

보험업계에 따르면 7일 기준, 생보사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41~3.28%를 나타냈다. 평균 공시이율은 2.67%다. 반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3.60~3.81%이고 적금금리는 4.20~5.80% 수준이다. 은행보다 저축보험 이자율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개발원에 공표하는 공시 기준이율을 감안해 일정기간마다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이다. 이율이 높을수록 해지환급금 및 만기 환급금 규모는 커진다.

지난해 말까지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용 저축보험(일시납, 가입기간 5년) 금리도 3%대 수준으로 하락해 이전 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들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금리가 4~5.95%인 고금리 저축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며 대부분 완판시킨 바 있다.

최근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모두 침체되면서 갈 곳 잃은 자금들이 은행권 예적금으로 다시 쏠리는 분위기다. 올해 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총 853조200억원으로 전월(849조900억원) 대비 3조93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은행권이 정기예금 금리를 5%대에서 3%대까지 낮추는 추세임에도 목돈들이 은행으로 쏠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축보험 이자율이 메리트를 잃은 것도 은행 예적금 잔액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저축보험 이자율은 크게 오르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말 고금리 저축보험 경쟁은 2012년 저축보험 가입자들을 재유치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 

보험사들은 2013년 2월 세제개편안이 진행되기 전 2012년 말 경쟁적으로 저축보험을 팔았다. 이후 10년 만기가 찾아온 가입자들을 자사 상품으로 다시 유입시켜 자금(만기환급금) 이탈을 막으려는 시도였다. 이번에 대거 판매된 저축보험은 5년 만기다. 당분간은 고금리 저축보험 경쟁을 할 이유가 크게 없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올해 평균 공시이율을 2.25%로 동결했다. 보험사들은 평균 공시이율을 감안해 저축보험 이율을 결정한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도 금융당국이 2%대 평균 공시이율을 결정하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축보험 금리를 크게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돼 보험사 스스로 저축보험 판매를 줄일 전망이다. 저축보험료는 만기 시 모두 환급되는 만큼 새 회계기준상 모두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보험사에 불리하게 작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저축보험은 정부 정책 변경이나, 세제 이슈 등 시기적으로 팔기 좋은 시기가 늘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재무적으로 부담을 주다보니 경쟁적으로 팔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말, 관련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저축보험 해지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저축보험 금리가 은행 예적금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가입자들이 손해를 보면서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저축보험은 중도 해지하면 수익성이 낮아져 해지 유인이 떨어진다”면서도 “예적금 금리와 공시이율간의 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 벌어지고 금리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저축보험의 해지 패널티를 만회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해지율이 일시에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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