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이자비용 1년에 23조원…‘끓는 물 속 개구리’ 되나
4대 은행, 지난해 이자비용 110% 증가한 23.1조원
가계대출까지 감소하며 ‘이자장사 시대’ 저물 수도

이자비용 110.6% 증가…이자이익은 48.7% 증가 그쳐
30일 금융권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총 23조11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0.6%(12조838억원) 증가했다.
각 은행을 보면 모든 은행의 이자비용이 2배씩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이자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05.9% 증가한 6조6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이 107.5% 늘어난 5조8806억원, 하나은행이 117.7% 증가한 5조7385억원, 우리은행이 111.9% 확대된 5조3246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4대 은행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만 아니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등 예적금 금리가 높은 곳일수록 더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으로 자금 유입 이어져
시중은행의 이자비용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금리 상승에 따라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가 급증한 점이 있다. KB국민은행을 보면 지난해 발생한 이자비용 중 예수부채 비용이 총 4조4553억원을 기록해 전체 이자비용의 73.4%에 달했다. 예수부채는 고객에게 빌린 돈을 의미하는 데, 은행에서는 주로 예금과 적금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금리가 거의 없는 수시입출식 예금이 크게 줄고,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시입출식 예금은 총 104조9000억원 감소한 반면 정기예금은 200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지던 지난해 10월 한 달에만 은행 정기예금으로 56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은행권은 이자비용이 이자이익 상승률을 압도하는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과 2월에 수시입출식 예금은 38조1000억원 감소했고, 정기예금은 1조6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첫거래우대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가 3.80%를 기록 중인 만큼 정기예금으로 시중자금이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가계대출, 올해 1~2월 동안 7조원 감소

은행 예대금리차는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도록 압박하고 있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은행권은 가계대출마저 줄고 있어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은 총 2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올해 1월과 2월 두 달 동안에만 총 7조4000억원이 줄었다. 특히 2월에는 주택담보대출마저 3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상황에서도 20조원 증가했는데, 올해는 아파트 거래량이 계속 줄고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는 서민들이 늘면서 대출 상환이 이뤄지는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에서는 여전히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관련 문의가 많다”며 “은행들이 대출 확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기업대출을 위주로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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