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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 그은 이창용…"과도한 기대"

3.50% 동결에 "경기 둔화됐지만 불확실성 여전"
기준금리 인하 질의엔 "언급 자체가 부적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하반기 불확실성이 많아 금리인하 자체를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끝났고 연내 인하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지만 이 총재는 "하반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월에 이어 4월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국에서 금융부문 리스크가 증대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금융안정 상황, 다른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아직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함께 국내외 금융부문의 리스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운용, 중국경기 회복의 국내경제 영향,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장에서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질의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상반기에는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어느 정도 있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아 확신할 수 없다"며 "금리 인하에 관해 이걸(물가안정)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물가가 2%대 수준에서 수렴되는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현재 1300원대 환율이 적정한 수준인가에 대해서 이 총재는 "적정 수준의 환율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정 환율이라는 개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변동성이 심할 경우에는 한은이 대처해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으나 문제가 생기면 대처하겠다는 답변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 이 총재는 "금통위원 다섯 명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한 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산유국 추가 감산에 따른 유가 영향,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 경로에 주는 불확실성이 큰 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연준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 이 총재는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비해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말에는 (상승 폭이) 3% 수준으로 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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