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달러라도 더…발로 뛰겠다” 유정여 코트라 사장[기업인 말말말]
“연락 끊긴 바이어라도 다시 찾아가겠다”
韓, 14개월 연속 무역적자 기록
지난해 에너지 수입 단가 급등, 반도체 부진 등 영향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하기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겠다”
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사장은 “현장에서 최대한 바이어를 많이 만나고, 연락이 끊긴 바이어라도 찾아가서 다시 수출의 불씨를 살리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코트라는 정부의 수출‧투자 총력전에 발맞춰 해외마케팅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행하는 등 수출 조기 회복을 지원하고 현장의 수출 기회를 포착해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수출 지원사업에 총력을 다하고 글로벌 이슈 대응 능력을 높이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유 사장은 “공급망 재편, 디지털 그린 전환, 소비트렌드 변화 등의 글로벌 기회요인을 적극적으로 수출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수출지원 효과가 큰 중견기업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원전‧방산‧반도체 등 유관기관에 대해서도 해외지사 역할을 강화해 전략산업 글로벌화의 발판이 되겠다”고도 했다.
유정열 사장이 발로 뛰는 수출 지원을 강조한 것은 우리나라 무역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과 기업 투자규모 면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가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이 감소했고, 10월 이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유 사장이 한 걸음 더 발로 뛰면서 바이어를 만나서라도 1달러라도 더 수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3일 발표한 ‘2022년 무역수지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보면 2022년 우리나라 무역적자는 478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은 7314억 달러로 전년대비 18.9%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6836억 달러로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에너지 수입단가 상승 폭이 급격히 늘면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석탄·석유·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단가는 전년 대비 64.5% 상승했다. 에너지 수입 증가액은 785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입 증가액 1163억달러의 67.5%를 차지했다.
문제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은 1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수입은 174억달러로 7.3% 줄었다. 무역수지는 3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1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주력 수출 품목으로 꼽혔던 메모리반도체 수출 부진이 꼽힌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 제품의 현물가 평균 가격은 3.235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이 제품 가격이 7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가격이 하락했는지 알 수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 소식을 알리면서 현물가격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호황기와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2분기 경기와 수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1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조사한 결과, 시황은 95, 수출은 99, 매출액은 98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각각 8포인트(p), 7p, 10p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업종별로는 반도체(89), 자동차(100), 조선(107), 일반기계(100), 정유(106) 등의 전망이 좋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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