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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고꾸라진 현대·기아...상하이서 ‘핫’했다[가봤어요]

사드 사태 후폭풍...현대·기아 점유율 1%대
현대차, N 브랜드 진출 및 무파사 공개
기아, EV5 콘셉트·EV6 GT·셀토스 선보여

사진은 현대차가 18일(현지시간) 2023 오토 상하이에서 공개한 무파사.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상하이)=이지완 기자]“오아!”

18일(현지시간) 2023 오토 상하이(상하이 오토쇼) 사전 행사가 진행된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 중국어는 몰라도 감탄사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기아 전시 부스를 찾은 이날 오전 10시18분께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의 가격이 공개되자 함성이 터져나왔다. 가격은 9만9900위안. 한화 1900여만원이면 셀토스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 가격과 비교하면 300만원 인하된 가격이다. 상품성 개선에도 가격을 수백만원 낮췄으니 자동으로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날 기아는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 외에도 고성능 전기차 EV6 GT,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 EV9, 준중형 전동화 SUV 콘셉트 EV5 등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였다. 앞서 기아는 전기차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모델은 콘셉트 EV5다. 중국 전략형 모델인 탓에 한국 시장에서 실물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콘셉트 EV5는 한국에서 공개된 EV9과 디자인 측면에서 매우 유사했다. 크기가 작고 전면부 램프 디자인이 좀 더 역동적인 EV9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아가 18일(현지시간) 2023 오토 상하이에서 진행한 사전 행사 모습.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진 이지완 기자]

그렇게 콘셉트 EV5를 한참 동안 보고 있으니 양 옆으로 차문이 활짝 열렸다. 콘셉트 EV9과 같은 방식이다. 문이 열리자 기아 전시 부스에 있던 관람객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차를 가리키며 중국말을 뱉어냈다. 저걸 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스마트폰을 꺼내 콘셉트 EV5의 실내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물론 양산형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을 여는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EV9도 그랬기 때문이다. 이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중국어를 하지 못해 끝내 전하지 못했다.

이날 기아는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 콘셉트 EV5, EV6 GT, 콘셉트 EV9 등 총 13대의 차량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등을 전시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여 2027년까지 총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준중형 전동화 SUV EV5를 론칭한다. 내년에는 기아의 플래그십 전동화 SUV 모델 EV9도 출시 예정이다.

또한 2025년 엔트리급 SUV, 2026년 프리미엄 세단, 2027년 중형 SUV 등 전동화 모델을 계속 출시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사진은 현대차가 18일(현지시간) 2023 오토 상하이에서 공개한 더 뉴 엘란트라 N. [사진 이지완 기자]

같은 날 오후에는 현대차 전시 부스를 방문했다. 기아와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 실적 개선이 절실한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 N’(현지명 :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고성능 N 브랜드의 중국 현지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더 뉴 아반떼 N을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시아 최대 고성능차 시장인 중국에 본격 진출함으로써 N 브랜드의 우수한 상품성을 알리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해 중국 시장 내 브랜드 팬덤 구축과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은 고성능 N 브랜드는 현대차의 앞서가는 기술력의 상징”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께 방문한 현대차 전시 부스는 공식 행사가 끝났음에도 관람객들로 제법 붐볐다. 특히 N 브랜드관 및 전시차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중국에서는 이미 N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모습이다. 현장에 있던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N 브랜드 론칭 시점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중국 전략형 SUV 무파사(MUFASA)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집과 같은 안락하고 편리한 차별화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는 ‘무빙 스마트홈 SUV’를 콘셉트로 개발됐다.

무파사의 크기는 전장(길이) 4475mm, 전폭(너비) 1850mm, 전고(높이) 1665mm, 축거(휠베이스) 2680mm다. 2.0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60ps, 최대토크 193Nm의 힘을 낸다. 현대차는 올해 6월 중국 시장에 무파사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신차, 고성능차, 친환경차 등 총 20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고성능 콘텐츠 체험관도 마련해 2023 오토 상하이 기간 N 브랜드를 원했던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기아가 18일(현지시간) 2023 오토 상하이에서 공개한 콘셉트 EV5 실내. [사진 이지완 기자]

이렇게 현대차와 기아가 오토 상하이에서 다양한 양산차와 콘셉트카를 쏟아낸 이유는 딱 하나다. 고꾸라진 중국 판매 실적의 회복을 위함이다.

현대차, 기아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뤄지면서 고전했다. 사드 사태 이전 180만대 수준이던 연간 현지 판매 실적은 지난해 30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1%를 살짝 웃도는 수준. 현재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점유율 1%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하이에서 만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워낙 규모가 크고 한 번 철수하면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재기가 불가능하다”며 “아무리 실적이 좋지 않아도 중국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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