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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광양에 10조원 투자…포스코, 지역 상생 나선 이유[이코노Y]

지역 불만 사라질까…광양 투자에 포항은 허탈?

사진은 서울 포스코센터.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포스코그룹이 양대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광양 지역에 조 단위 투자에 나선다. 이들 지역에 이차전지 소재 등 주력 신사업 기지를 구축해 상생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간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 이전, 정비 자회사 설립 등에 대해 다소 불만을 표출해온 포항과 광양 지역이 이번 대규모 투자를 기점으로 입장을 선회할지 주목된다. 문제는 포항 지역에선 광양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자,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고, 일부 포항 지역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최정우 회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선 “이번 투자가 지역 민심 달래기가 아니라, 또 다른 불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20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광양 동호안(東護岸) 부지에 신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동쪽 해상에 위치한 동호안은 바다로부터 제철소 부지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공작물이다. 포스코그룹은 설비 확장 등을 위해 공유수면 매립 승인을 받아 1989년부터 제철소와 동호안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왔다. 약 230만 평에 달하는 부지 중 일부를 매립해 5코크스공장, 원료 야드,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등으로 사용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월 동호안 매립 부지 내에 제2 LNG 터미널을 착공했다. 

포스코그그룹 측은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동호안의 유휴 부지 및 미(未)매립지를 활용해 신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법령상 해당 부지에는 제철 관련 업종만 들어올 수 있어 정부 차원의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는데,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한다. 전날 동호안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포스코그룹의 신성장 산업 투자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현행 제도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상반기 중 입법 예고를 완료해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의 동호안 투자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간 동호안 부지에 약 4조4000억원의 투자를 검토 중인데, 이번 정부 지원으로 동호안 부지를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동호안 투자로 예상되는 생산 유발 효과는 연간 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연간 약 1조3000억원, 취업 유발 효과는 연간 약 9000명으로 추산된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해 동호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항 지역에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 당초 포항 지역 투자 규모를 3조4000억원(2019~2021년)에서 5조2000억원(2022~2024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 설비 부지를 다른 지역에서 포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이달 4일 경북도, 포항시와 투자 협약을 맺고, 2025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에 연산 5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에 포항 NCA 양극재 공장 투자 건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 NCA 양극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을 원료로 제조한 양극재다. 첫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을 포항에 구축하는 것인데 총 투자비는 3920억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기지를 포항에 조성한다는 얘기다. 

지역 상생 행보 通할까?

포스코그룹이 양대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과 광양 지역에 약 1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면서 그간 포스코홀딩스 본점 소재지 포항 이전 등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해온 광양 지역 민심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광양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포항과 광양 지역에서 터져 나온 불만 섞인 목소리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광양 지역 투자 검토와 관련해 포항 지역에선 아쉽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는 등 포항과 광양 지역의 투자 요구가 끊이질 않고 있는 점은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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