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노 현대·기아?”...중국인이 바라본 한국車는 어떨까[백카(CAR)사전]
일본차 ‘효율’·독일차 ‘품질’·한국은?
디자인 예쁘다...그 다음은 모르겠다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상하이)=이지완 기자]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국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거듭한 두 회사는 이제 시장 점유율 1%를 사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출시하는 신차마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 매체 및 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는 왜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 18일 상하이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진행된 상하이 오토쇼 사전 행사에 참석했다. 1985년부터 시작해 푸둥 지역 인근에서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오토 상하이(이하 상하이 오토쇼).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의 양대 자동차 박람회로 평가받는다.
이날 현장에는 주최 측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언론, 인플루언서, 업계 종사자 등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람객들이 참여했다. 현대·기아의 현지 인지도 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두 회사는 중국 판매 부진에 대해 줄곧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폭풍이라고만 해명해왔다.
현대·기아의 중국 판매 실적이 2016년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은 맞다. 중국에서 연간 180만대 이상을 기록했던 현대·기아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30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두 회사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를 살짝 웃돈다.
현재 두 회사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름의 기대감이 있었다. 현대·기아는 국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에서는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전체 판매량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중국 현지인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관람객 대부분이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현대·기아를 잘 모른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중국인 관람객은 현대·기아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딱 잘라 말했다.
물론 현대·기아를 아는 관람객도 있었다.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인플루언서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자신의 영어 이름이 그레이스라고 소개하며 “(기아)디자인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가로 할 말이 없냐고 묻자 웃으며 돌아섰다.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왕러흐푸허씨는 “독일차는 명성이 있고, 일본차는 효율이 좋다. 한국차의 특별함은 뭔가?”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다음 날(19일) 상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민한구 주변을 방문했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전시장에서 영업사원에게 물었다. 비야디 영업사원 A씨는 “아주 오래 전에 친구 한 명이 현대를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두 명의 영업사원은 시선을 회피했다. 현대·기아를 구매한 지인이 주변에 없다는 뜻이었다.
이후 발걸음을 돌려 찾은 곳은 비야디 전시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만상성 백화점. 1층에 니오(Nio) 전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니오는 현지 2030세대가 주목하고 있는 전기차 브랜드다. 아이와 함께 니오 전시장을 찾은 여성 B씨는 “니오 ET5를 타고 있다”며 “한국차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는 수백개의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최대 시장이라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 혁신, 효율 등 확실한 경쟁력이 있어야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는 중국 판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순수 전기차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번 상하이 오토쇼에서 N 브랜드를 공식 론칭하고, 무파사 등 신차를 선보였다. 기아는 연말 중국 전략형 모델로 출시 예정인 EV5의 콘셉트카와 고성능 전기차 EV6 GT 등을 전시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상하이)=이지완 기자]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중국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거듭한 두 회사는 이제 시장 점유율 1%를 사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출시하는 신차마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 매체 및 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는 왜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일까.
지난 18일 상하이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진행된 상하이 오토쇼 사전 행사에 참석했다. 1985년부터 시작해 푸둥 지역 인근에서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오토 상하이(이하 상하이 오토쇼).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의 양대 자동차 박람회로 평가받는다.
이날 현장에는 주최 측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언론, 인플루언서, 업계 종사자 등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람객들이 참여했다. 현대·기아의 현지 인지도 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두 회사는 중국 판매 부진에 대해 줄곧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폭풍이라고만 해명해왔다.
현대·기아의 중국 판매 실적이 2016년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은 맞다. 중국에서 연간 180만대 이상을 기록했던 현대·기아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30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두 회사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를 살짝 웃돈다.
현재 두 회사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름의 기대감이 있었다. 현대·기아는 국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에서는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전체 판매량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중국 현지인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관람객 대부분이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현대·기아를 잘 모른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중국인 관람객은 현대·기아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딱 잘라 말했다.
물론 현대·기아를 아는 관람객도 있었다.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질문을 던졌다. 인플루언서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자신의 영어 이름이 그레이스라고 소개하며 “(기아)디자인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가로 할 말이 없냐고 묻자 웃으며 돌아섰다.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왕러흐푸허씨는 “독일차는 명성이 있고, 일본차는 효율이 좋다. 한국차의 특별함은 뭔가?”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다음 날(19일) 상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민한구 주변을 방문했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 전시장에서 영업사원에게 물었다. 비야디 영업사원 A씨는 “아주 오래 전에 친구 한 명이 현대를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두 명의 영업사원은 시선을 회피했다. 현대·기아를 구매한 지인이 주변에 없다는 뜻이었다.
이후 발걸음을 돌려 찾은 곳은 비야디 전시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만상성 백화점. 1층에 니오(Nio) 전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니오는 현지 2030세대가 주목하고 있는 전기차 브랜드다. 아이와 함께 니오 전시장을 찾은 여성 B씨는 “니오 ET5를 타고 있다”며 “한국차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는 수백개의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최대 시장이라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 혁신, 효율 등 확실한 경쟁력이 있어야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는 중국 판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순수 전기차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번 상하이 오토쇼에서 N 브랜드를 공식 론칭하고, 무파사 등 신차를 선보였다. 기아는 연말 중국 전략형 모델로 출시 예정인 EV5의 콘셉트카와 고성능 전기차 EV6 GT 등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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