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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에 와인까지”...한화 삼남 김동선, 홀로서기 순항할까

인적 분할 후 독립 경영 한 달, 신사업 광폭 행보
와인·버거…명품 이미지 벗고 사업 다각화 앞장

홍콩 파이브가이즈 매장에서 현장실습 중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사진 한화갤러리아]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인적 분할로 독자 경영을 시작한 지 한 달.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도입에 이어 와인 사업에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파격 신사업...냉철한 경영 시험대로 

업계에 따르면 김 본부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와인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하고 주류사업에 진출한다. 사업 목적은 주류 수출입업과 도소매업, 와인잔 수출입업 등으로 자본금은 5억원 규모다.

신세계를 비롯한 롯데, 현대백화점이 와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김 본부장 역시 직접 와인 유통에 나서면서 백화점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인수한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세븐스톤즈와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의 또 다른 신사업은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 3대 햄버거 브랜드 중 하나로 김 본부장이 지난해부터 국내 도입을 위해 직접 미국을 오가며 공을 들인 사업으로 알려진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오른쪽)과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한 약정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화갤러리아]

파이브가이즈는 오는 6월 말 강남대로에 국내 첫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운영을 위해 지난 5월1일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버거 사업에 열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파이브가이즈 매장 현장실습에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본부장이 현장 서비스 업무에 직접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그는 직원들과 같은 파이브가이즈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앞치마를 두른 모습으로 재료 손질부터 패티를 굽고 토핑을 올리는 등 조리과정을 익혔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의 경우) 별도 실습 의무는 없지만 브랜드 도입 전반을 주도한 책임자로서 서비스 현장 체험을 통해 런칭 후 국내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파이브가이즈는 더현대서울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도 입점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갤러리아는 5년 내 국내 15개 이상의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 전경. [사진 한화갤러리아]

신사동 일대에 새로운 랜드마크 건립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 초록뱀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 및 건물을 895억원에 매입했다. 이 부지는 갤러리아 명품관과 인접한 곳으로 한화갤러리아 측은 기존 부지 건물을 허물고 신축 건물을 올릴 계획이다. 준공 목표는 2026년 1분기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관에 이어 갤러리아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기존 고객층의 편의 확대와 함께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매입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계획의 변동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 본부장의 야심작이 하나 둘 베일을 벗으면서 업계에선 모든 신사업이 김 본부장의 냉철한 경영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긴 시간 승마선수로 활동해 온 인물로 전문 경영 경력이 비교적 짧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격적으로 홀로서기 경영에 나선 만큼 본인의 경영 능력을 어디까지 펼쳐나갈 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직접 경영을 맡은 후 명품과 프리미엄 이미지에 갇혀있던 한화갤러리아가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유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사이에서 어떤 경쟁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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