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즐기던 궁중만두…‘K-만두’ 대명사 ‘비비고 왕교자’ [1000억 식품의 비밀]
비비고 왕교자 연간 매출액 2000억원 돌파
왕교자 필두...비비고, 냉동만두 점유율 1위
비건 시장 공략...‘글로벌 매출 1등’도 노린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왕이 즐기던 궁중만두를 현대식으로 재현해 낸 만두계의 최강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의 이야기다. 왕교자는 비비고 만두 브랜드의 대표 상품으로 국내에서만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 메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교자보다 더 크게, 만두피는 더 얇게...만두 시장 ‘대변혁’
그 비결은 바로 ‘맛의 기본’에 있다. 만두를 대중적으로 접해온 국민들은 이미 만두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로 냉동만두에 대해서는 ‘만들기 귀찮아 사서 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왕교자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인식을 깼다.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해낸 것이다.
또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 만두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했다. 한 개당 약 13g에 불과했던 기존 교자만두 대신 ‘비비고 왕교자’는 35g으로 탄생했다. 또 큼직하게 썬 신선한 돼지고기와 담백한 두부, 향긋한 부추와 양파 등의 각종 속 재료를 얇고 쫄깃한 만두피로 감싸 빚어내 담백하고 생생한 식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 1위...‘K-만두’ 신영토 확장
CJ제일제당은 왕교자의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전체 냉동만두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냉동만두 매출은 지난해 연간 4590억원을 기록했다. 왕교자는 최근 식물성 만두로 카테고리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사찰식 왕교자’를 새롭게 선보였다. 사찰식 왕교자는 불교에서 금지하는 고기와 오신채(달래·마늘·부추·파·흥거)를 넣지 않은 만두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플렉시테리언(간헐적 채식주의자)까지 고려해 기획했다.
100% 식물성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통해 수출국을 크게 늘리며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기 없이 ‘비비고 왕교자’의 맛을 그대로 살린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5가지 이상의 신선한 채소에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 비비고 왕교자 특유의 풍미 가득한 만두소를 구현했다.
‘플랜테이블 만두’의 수출 국가는 출시 초기 10개국에서 지난해까지 독일, 영국 등 유럽과 인도, 아프리카까지 30개국으로 늘어났다. 해외시장 성과도 좋다. CJ제일제당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비비고 만두를 필두로 유럽 시장에 첫 발을 내밀었고, 2021년까지 약 4년간 연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4년 만에 4.5배 성장한 약 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비비고 왕교자를 포함한 비비고 만두군 전체는 국내 시장점유율 약 50%를 차지한다”라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리는 점을 감안해 한국, 미국, 아태유럽과 함께 4대 권역 대형화를 시도하면서 K-만두 영토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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