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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CJ그룹株…CGV ‘조 단위 유증’에 횡령까지

CJ 시총 상반기에만 4조원 증발
‘3년 연속 적자’ CGV 유상증자 악재
스튜디오드래곤, 횡령에 김영규 대표 사임
“CJ 상장사 주가 하락 반영해 12만원→9만원”

CJ CGV 유상증자에 횡령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CJ그룹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CGV 간판.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CJ(001040)그룹 계열사 주가가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부터 횡령까지 잇달아 악재가 발생하면서 주가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계열사 주가 하락이 지주사까지 번지면서 CJ그룹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증권가에선 CJ 목표 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그룹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CJ CGV(079160)는 전 거래일 대비 2.04%(200원) 빠진 9590원, CJ ENM(035760)은 전 거래일 대비 1.24%(800원) 빠진 6만37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지주사인 CJ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96%(1400원) 하락한 6만9900원에 장 마감했다. 

특히 CJ CGV는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난 2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일까지만 해도 1만4500원이던 주가는 이날 9590원으로 내려앉으면서 33.86% 하락했다. 

CJ CGV 주가가 1만원선을 밑돈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영화값보다 낮은 주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CJ CGV 주가가 하락한건 조 단위 유상증자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다. 해당 소식이 CJ그룹 주가 하락의 신호탄을 쐈다. CJ는 CJ CGV를 48.5% 보유하고 있다. 

CJ는 지난 20일 CJ CGV에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다고 공시했다. 또 CJ주식회사의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500억원 규모를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J CGV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만큼 유상증자로 수혈한 자금 5700억원 중 3800억원을 빚을 갚는데 쓰겠다는 방침이다. CJ CGV는 2020년 3887억원, 2021년 2414억원, 2022년 768억원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해왔다. 

이번 유상증자가 사실상 재무 상환 용도인 만큼 주주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 주식 수는 7470만주로, 현재 상장 주식 수(4772만8537주)보다 많다. CJ CGV 발행 주식 수가 1억2242만8537주로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GV는 시가총액(20일 기준 6조9205억원)을 웃도는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결단”이라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로 발행가격이 확정되는 7월 말까지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상증자에 이어 횡령 사고가 터지면서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 주가도 하락했다.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은 한 콘텐츠 제작사가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제보를 받고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보다 5.89%(3400원) 빠진 5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CJ 그룹 투자 심리가 악화된 상황에 불을 지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26일 장 마감 이후 김영규 공동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기존 김영규 공동대표와 김제현 경영부문 공동대표로 이뤄졌던 공동대표 체제를 김제현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에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횡령과 관련된 여러 잡음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계열사에 연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CJ 주가도 연초부터 이날까지 17.43% 하락했다. 8만4700원대던 주가는 6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상위 15개 대기업 집단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CJ그룹으로 나타났다. CJ그룹 시총은 연초 16조4800억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12조2400억원으로 줄어 상반기에만 약 4조2400억원이 증발했다.

증권가에서도 계열사 악재 등을 반영해 CJ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 예상치 못한 유상증자와 횡령 소식 등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린 셈이다. 다만 주가의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SK증권은 CJ 목표 주가를 상장 자회사 주가 하락을 반영해 기존 12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CJ CGV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이틀 간 27.6% 하락했다”면서도 “이틀 간 CJ CGV 순자산가치(NAV)는 346억원 감소했으나 CJ 시가총액은 922억원 감소해 CJ 주가 낙폭은 다소 과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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