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유상증자까지 동원해 CGV에 1兆 지원한 이유 [이코노 리포트]
3년간 영업적자 CGV 구출 나선 CJ
신사업 확대보다 채무 상환 목적
과거 ‘매각설’ 나왔던 CGV 활로 찾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CJ(001040)가 1조원 규모의 자본을 CJ CGV(079160)에 투입한다. CJ CGV는 자본확충의 이유로 특별관 설비 등 신사업 확대를 내걸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무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가 CJ CGV에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CJ주식회사의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500억원 규모를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통해 CJ CGV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단 방침이다.
현재 CJ CGV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한 상태다. CJ CGV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인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CJ CGV의 매출은 1조2813억원, 영업손실은 76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인 2021년도 매출 7363억원, 영업손실 2414억원에 비해 매출이 늘고 손실은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직전 년도인 2019년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CJ CGV의 2019년 실적을 보면 매출 1조9423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으로 흑자를 내고 있었다.
지난 3년간 영업적자를 내온 CJ CGV는 손실을 줄여가고 있는 모습이지만 실적을 개선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높은 부채비율도 문제다. 올해 3월 기준 부채비율은 912%이고, 한 때는 1412%까지 치솟을 정도로 불안정한 재무 안정도를 보이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된 가운데 부족한 자금과 차입금 상환 자금 대부분을 외부 조달을 통해 충당하면서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CJ가 재무구조 개편을 주요 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는 것은 공시된 ‘자금조달의 목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CJ는 5700억원의 조달 자금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인 3800억원을 채무 상환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나머지는 시설자금(1000억원)과 운영자금(900억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CJ는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닌 ‘체험형 라이프 스타일 공간 사업자’로 변모하는 사업 구조 혁신의 포석이라는 입장이다. 4DX, 스크린 X 등 특별관 등 확대를 통해 미래공간사업자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CJ CGV는 한 때 시장에서 ‘매각설’이 나올 정도로 CJ그룹의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20년 3월에는 해외 자회사 지분 정리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CJ그룹이 경영부담 해소 차원에서 CGV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CJ CGV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내고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업황 부진과 취약한 재무구조가 부각된 계기가 됐다.
한편 유상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 소식에 주가 하락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CJ CGV의 주가는 주식시장에서 이틀 연속으로 크게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CJ의 주가도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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