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 이어 빵도 내렸다…‘식품가 릴레이 인하’ 다음 타자는
식품가 인하 현실화 국면…SPC도 7월부터 가격 낮춰
밀크플레이션 관측…아이스크림 값 인하 가능성
대두유 시세 하락에…치킨 프랜차이즈 타깃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정부의 전방위 압박 속 식품 업계의 가격 인하 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제분업계가 소맥분 가격을 인하한 후 라면과 제과에 이어 제빵 가격까지 줄줄이 떨어지는 점을 봤을때 다음 타자는 아이스크림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제빵업계는 그동안 가격 인상 명분으로 작용했던 국제 밀 등 원재료 가격이 최근 들어 급락하면서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한다는 정부와 소비자들의 압박에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빙과업계는 정부가 다음 타깃으로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원윳값 상승에 따른 유제품 및 유가공식품 가격 연쇄 상승)’을 겨냥하고 나서자 덩달아 눈치보는 분위기다.
SPC도 합류…정부 가격 압박 속 떠는 식품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제빵업체인 SPC는 7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빵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품목은 주식으로 애용되는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으로 평균 인하율은 5%다.
우선 파리바게뜨는 식빵, 바게트를 포함해 총 10종에 대해 각각 100원~200원씩 인하한다. 주요 인하 금액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그대로토스트’가 3700원에서 3600원(2.7%) '정통바게트’가 3900원에서 3700원(5.1%) ‘달콤한꿀도넛’이 900원에서 800원(11.1%)으로 인하한다.
SPC삼립은 식빵, 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을 100원~200원 인하한다. 주요 인하 품목은 '숙식빵’이 2980원에서 2880원(3.4%) ‘정통크림빵’이 1400원에서 1300원(7.1%) '달콤달콤허니볼’이 2000원에서 1900원(5.0%) 등이다.
SPC까지 가격 인하 행렬에 합류하자, 이를 뒤따르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PC까지 가격 인하 행렬에 합류하자, 이를 뒤따르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압박도 거세다. 이번 가격 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라면값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올 들어 주요 농산물지수 또한 하락하고 있다. 실제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4월 농산품 부문별 지수는 94.72로 전월대비 4.23%, 전년대비 22.53% 하락했다.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우유가 들어가는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 관측이 나오면서 아이스크림 값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급등함에 따라 원유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농식품부는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류를 제외하면 주요 식품류의 국산 우유 사용률이 낮아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또 지역의 소규모 카페나 베이커리 등 상당수 외식업체는 국산 유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수익이 낮아 이미 저렴한 멸균우유 등 수입산 유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자연치즈나 컵커피 카페라떼, 플레인 요거트 같은 제품에는 원유가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국산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가뜩이나 흰 우유 수요가 줄어 연중 할인을 하는 판에 유가공품 가격 인상 요인 반영까지 정부가 막는 것은 지나치다”고 불평했다
일각에선 인건비와 물류비 등의 부담이 동시에 늘어난 상황이어서 가격 인하로 인한 해당 기업들의 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가격 조정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다른 제과·제빵업체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대두유 시세 하락 등을 감안했을 때 치킨 프랜차이즈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치킨,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치킨업계는 밀가루가 주 원재료가 아닌 만큼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재료 비중의 7~80%가 생닭과 기름이 차지한다”며 “라면과 제과업계와는 다르게 치킨 프랜차이즈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인건비, 수수료 등 매장운영비도 일부분 차지하게 때문에 일부 원재료 가격이 포함된다고해서 소비자가격을 변동하기는 쉽지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주들과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가격 변동에 대한 부분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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