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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추천 넘어 콘텐츠로…‘중학생’ 된 카드고릴라의 큰 그림[이코노 인터뷰]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언론에도 인사이트 줄 것”
이용 금액 적다면 할인 카드…많다면 포인트·마일리지 추천
카드커버 브랜드 ‘고스티’ 협업 확대…내년엔 해외진출 목표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원래부터 생각한 그림은 카드고릴라가 ‘카드 전문 미디어’가 되는 것입니다. 단순 비교·추천 플랫폼을 넘어서 정말 믿고 볼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소비자들의 신뢰가 올라가죠.”

국내 유일의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세상에 태어난 지 14년이 됐다. 개인(個人)이면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나이다. ‘이코노미스트’와 만난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자신을 ‘고인물’(한 집단에 오래 속한 사람)이라 칭하며 스스로를 낮췄다.

하지만 신용카드 콘텐츠를 향한 그의 애정은 여전히 ‘흐르는 물’이다. 고 대표는 “카드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DNA”라며 “에디터들을 지속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에디터를 뽑을 때 언론사 못지 않게 기본적인 글쓰기 실력을 보고 있다. 나아가 그는 에디터들에게 변화하는 카드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력)를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주문하고 있다.

고 대표는 이런 콘텐츠를 바탕으로 카드고릴라가 소비자와 언론, 그리고 카드사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말 업계의 고인물보다는 꿈과 체력이 넘치는 중학생에 가까웠다. 카드에 미쳐있는 그에게 카드 시장 트렌드와 카드고릴라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카드고릴라가 14살이 됐다. 최근 성적표는 어떤가.

A. 최근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00만명 정도 된다. 초창기보다 상당히 많이 증가했다. 누적으로는 3000만명이 넘었다. 무엇보다 카드고릴라는 신규 카드 출시나 카드 교체 시기 때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아 재방문율이 높다. 트래픽 부분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실제 카드 발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Q. 카드고릴라에서 고객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도 궁금한데.

A. 전통적으로는 ‘주유’, ‘통신’, ‘쇼핑’ 키워드가 제일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제 ‘네이버페이’류의 검색이 증가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과 연계된 카드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 또 코로나19가 끝나면서 ‘마일리지 카드’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때는 조용했던 카드사들도 마일리지 카드 출시나 관련 이벤트들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최근 경기가 악화하고 금리가 인상된 데 따른 변화도 있다. 쇼핑보다는 일상생활에 더 민감한 ‘통신’, ‘대중교통’ 관련 트래픽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검색 키워드와 필터를 보면 특정 시점에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지난 5월 17일 서울 성동구 고릴라 디스트릭트 사옥에서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지난 13년 동안 카드 시장 트렌드 변화는?

A. 혜택 측면에서 포인트 카드 인기가 정말 많았다. 포인트 카드는 예전에 적립률이 상당히 높았고, 사용처도 매우 많았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포인트 카드가 카드사의 컨트롤이 안되는 부문 중 하나가 됐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할인 카드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할인 카드는 할인 한도 등 여러 가지 기준을 두기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간혹 카드사들이 새로운 카드를 알리기 위해 혜택이 좋은 카드를 내놓는데 수익성 악화가 판단되면 곧바로 단종된다. 최근 재테크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단종 전 발 빠르게 발급받는 경향도 생겼다.

다른 변화는 모든 카드사가 디자인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카드고릴라를 시작한 13년 전에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의 플레이트가 디자인적으로 정말 좋지 않았다. 점차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생기면서 많이 개선됐다. 특히 최근에는 캐릭터 카드가 부족한 디자인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캐릭터 카드 인기 이후에는 현대카드와 나머지 카드사들의 디자인적인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

Q. 카드커버 브랜드 ‘고스티’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인 건가.

A. 그렇다. 카드는 금융 상품 중 유일하게 ‘비주얼’(실물)을 갖고 있는 상품이다. 우리가 휴대전화 케이스를 마음대로 바꿔 끼듯이 카드도 그런 걸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고스티를 시작했다. 캐릭터를 사랑하는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게임, 유통 등 다양한 업계에서도 제휴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자동차사와도 협업을 구상하고 있고, 야구 등 스포츠 구단과도 라이선스 논의를 하고 있다.

카드고릴라의 자매 브랜드 '고스티'. 카드 플레이트에 스티커를 붙여 원하는 디자인으로 커스텀할 수 있다. [사진 윤형준 기자]
Q. ‘혜자(알짜) 카드’를 찾는 방법은 없나.

A. 본인의 평균 사용 금액이 중요하다. 할인 카드의 경우 일정 구간이 지나면 큰 이득이 없어진다. 때문에 카드 사용량이 적은 사람이면 월 1만~1만5000원 정도의 할인만 받고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월 100만원 이상 사용한다면 포인트 카드를 주카드로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일리지 카드를 10년 넘게 쓰고 있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항공권이 많이 비싸진 상태라 마일리지 적립이 잘 된다. 마일리지 카드는 단종되는 경우도 적어서 꾸준히 ‘카드테크’를 하려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Q. 신사업 등 카드고릴라가 그리는 앞날은?

A. 한 10년 동안은 소비자-언론-카드사를 잇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진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년 전부터는 이 세 곳에서 모두 인정받고 콘텐츠가 이용되고 있다. 처음 창업을 했을 때 그렸던 그림이 이제 거의 완성되는 분위기다. 이제는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진출을 검토했으나 시기가 미뤄져 내년에 가시화될 예정이다. 현재 밝히기는 어렵지만, 한국보다 많은 카드 사업자를 갖고 있는 국가로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스티도 국내 사업 상황을 보고 해외 판매를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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