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추락한 종신보험, 결국 보험사와 설계사 잘못"
[종신보험의 종말]③ 판매 과열 속 '영업 무리수' 남발
여전히 수요 살아있는 종신보험, '고객 신뢰' 회복 필요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1인가구 증가, 보험 수요 변화 등으로 종신보험 판매가 부진하다. '가장의 유고' 대비용으로 지난 수 십년간 큰 인기를 끌어온 종신보험의 전성시대는 이제 마무리된 것일까.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과열 판매가 이 상품의 가치를 변질시킨 측면이 있다”며 “여전히 종신보험은 가입 수요가 있는 만큼 보험사와 설계사가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설계사-고객’ 모두 만족했던 종신보험
Q.종신보험은 국내에 어떻게 등장했나
-종신보험이 국내에서 만들어진 상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해다. 이 상품은 ‘가족 사랑’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건너왔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을 대거 팔기 시작했고 큰 인기를 얻어 국내 보험사들도 따라 팔게 된 케이스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사망보험금으로 경제적 안정을 준다는 점이 30대 이상 가장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90년대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업의 기본 본질을 가장 잘 담은 상품이기도 하다.
Q.국내에서 종신보험이 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종신보험의 핵심 보장은 ‘사망보험금’이다. 하지만 출시 이후 특약으로 교육비 관련 보장이나 암, 질병 등 여러 담보를 포함시킬 수 있어 ‘이 상품 하나면 다 보장된다'라는 인식이 확산돼 인기를 얻었다. 또 종신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기간이 길어 꾸준히 보험료를 수령할 수 있고 보험금은 사망 때 한 번만 지급하면돼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라 효자로 여겨졌다. 특히 보험가입 수요가 넘치던 90년대, 보험설계사들이 경쟁적으로 이 상품을 팔며 수당 챙기기에 나섰던 점도 종신보험의 성장 배경이다. 고객과 보험사, 설계사 모두가 만족하던 상품인 셈이다.
Q.최근 판매량이 줄고 있는데 어떤 이유가 있다고 보나
-설계사들의 무리한 판매 욕심을 꼽을 수 있다. 여전히 영업일선에서는 종신보험을 저축보험처럼 팔고 있다. 특히 2030세대 가입률이 워낙 낮아 이들을 대상으로 설계사들이 영업 과정에서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종신보험 민원 통계를 보면 2030 비중이 제일 높다. 또 굳이 남은 가족을 걱정할 이유가 없는 독신 가정이 늘었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이유다.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세대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이유다. 최근에는 4050세대 해지율도 늘었는데 이들은 ‘내가 죽고 난 다음’이 아닌, ‘지금 당장’ 혜택을 받고 싶어한다.
Q.보험사들이 종신보험 상품 구조에 변화를 주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상품이 안 팔리니 고객 니즈에 맞춰 종신보험 상품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20만~30만원으로 고액이며 납입기간이 대체로 20년으로 매우 길다. 또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를 본다. 이런 측면에서 납입기간을 20년에서 10년 이하로 줄인 단기납 종신보험이나 해지환급금을 줄이고 없애 보험료를 낮춘 저해지형은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상품들이다. 고객들이 짧은 납입기간을 선호하고 보험료 부담은 낮추기를 원하다보니 이런 유형의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종신보험이 나아갈 길, 결국은 ‘신뢰 회복’
Q.앞으로도 종신보험 수요는 계속될까
-시대가 변화하고 있지만 종신보험은 보험업 본질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아무리 1인가구, 맞벌이 가구가 늘어도 ‘가족’이라는 개념이 무너진 건 아니여서 종신보험 수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험사와 설계사의 판매 욕심 등으로 종신보험의 가치가 다소 변질됐을 뿐이다. 상품 구조를 변경화한 저해지·무해지환급형, 단기납 종신보험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것은 여전히 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Q.금융당국은 종신보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금융감독원 신고 민원 절반 이상은 보험이고 그 중에서도 종신보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종신보험이 꼭 필요한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민원이 많아도 상품 판매에 있어 강력한 제재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Q.종신보험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보험사와 설계사, 고객간 신뢰가 쌓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종신보험은 인기가 많아지며 과열 경쟁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증가했다. 결국 마케팅 비용이 늘고 보험사는 더 많은 판매로 이를 상쇄하려 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은 무리수를 두게 되고 결국 불완전판매가 된다. 과열 양상이 되며 상품 본래의 취지 등이 많이 퇴색된 측면이 있다. 종신보험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잘 발전되고 유지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무리한 판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이 상품이 가진 순수한 보장 의도를 잘 가꿔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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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설계사-고객’ 모두 만족했던 종신보험
Q.종신보험은 국내에 어떻게 등장했나
-종신보험이 국내에서 만들어진 상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해다. 이 상품은 ‘가족 사랑’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건너왔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을 대거 팔기 시작했고 큰 인기를 얻어 국내 보험사들도 따라 팔게 된 케이스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사망보험금으로 경제적 안정을 준다는 점이 30대 이상 가장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90년대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업의 기본 본질을 가장 잘 담은 상품이기도 하다.
Q.국내에서 종신보험이 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종신보험의 핵심 보장은 ‘사망보험금’이다. 하지만 출시 이후 특약으로 교육비 관련 보장이나 암, 질병 등 여러 담보를 포함시킬 수 있어 ‘이 상품 하나면 다 보장된다'라는 인식이 확산돼 인기를 얻었다. 또 종신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기간이 길어 꾸준히 보험료를 수령할 수 있고 보험금은 사망 때 한 번만 지급하면돼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라 효자로 여겨졌다. 특히 보험가입 수요가 넘치던 90년대, 보험설계사들이 경쟁적으로 이 상품을 팔며 수당 챙기기에 나섰던 점도 종신보험의 성장 배경이다. 고객과 보험사, 설계사 모두가 만족하던 상품인 셈이다.
Q.최근 판매량이 줄고 있는데 어떤 이유가 있다고 보나
-설계사들의 무리한 판매 욕심을 꼽을 수 있다. 여전히 영업일선에서는 종신보험을 저축보험처럼 팔고 있다. 특히 2030세대 가입률이 워낙 낮아 이들을 대상으로 설계사들이 영업 과정에서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종신보험 민원 통계를 보면 2030 비중이 제일 높다. 또 굳이 남은 가족을 걱정할 이유가 없는 독신 가정이 늘었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이유다.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세대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이유다. 최근에는 4050세대 해지율도 늘었는데 이들은 ‘내가 죽고 난 다음’이 아닌, ‘지금 당장’ 혜택을 받고 싶어한다.
Q.보험사들이 종신보험 상품 구조에 변화를 주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상품이 안 팔리니 고객 니즈에 맞춰 종신보험 상품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20만~30만원으로 고액이며 납입기간이 대체로 20년으로 매우 길다. 또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를 본다. 이런 측면에서 납입기간을 20년에서 10년 이하로 줄인 단기납 종신보험이나 해지환급금을 줄이고 없애 보험료를 낮춘 저해지형은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상품들이다. 고객들이 짧은 납입기간을 선호하고 보험료 부담은 낮추기를 원하다보니 이런 유형의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종신보험이 나아갈 길, 결국은 ‘신뢰 회복’
Q.앞으로도 종신보험 수요는 계속될까
-시대가 변화하고 있지만 종신보험은 보험업 본질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아무리 1인가구, 맞벌이 가구가 늘어도 ‘가족’이라는 개념이 무너진 건 아니여서 종신보험 수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험사와 설계사의 판매 욕심 등으로 종신보험의 가치가 다소 변질됐을 뿐이다. 상품 구조를 변경화한 저해지·무해지환급형, 단기납 종신보험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것은 여전히 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Q.금융당국은 종신보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금융감독원 신고 민원 절반 이상은 보험이고 그 중에서도 종신보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종신보험이 꼭 필요한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민원이 많아도 상품 판매에 있어 강력한 제재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Q.종신보험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보험사와 설계사, 고객간 신뢰가 쌓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종신보험은 인기가 많아지며 과열 경쟁이 붙었고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증가했다. 결국 마케팅 비용이 늘고 보험사는 더 많은 판매로 이를 상쇄하려 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들은 무리수를 두게 되고 결국 불완전판매가 된다. 과열 양상이 되며 상품 본래의 취지 등이 많이 퇴색된 측면이 있다. 종신보험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잘 발전되고 유지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무리한 판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이 상품이 가진 순수한 보장 의도를 잘 가꿔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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