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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하향 기조인데 '나홀로 상향 우위'인 나신평, 이유는

신용평가 3사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나신평 상반기 38개 기업 등급 및 전망 상향
“신평 3사 올해 유독 평가 결과 격차 크다”
나신평 “신평 3사 균형 맞춰지고 있는 과정”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신용평가사의 기업 등급 정기평가에서 하향건수가 상향건수를 크게 웃돌았지만, 신용평가사 3사 중 나이스신용평가만 유일하게 상향 우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부터 신용평가사들이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하향우위’를 예측해온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여서다. 

13일 이코노미스트가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상반기 정평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신평 3사의 장기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상향 건수/하향 개수)은 0.94로 하향우위를 보였다. 등급 전망은 전망(Outlook)과 감시(Watch)를 함께 집계했다. 

나신평의 장기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은 1.52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반면 한기평은 0.46으로 하향 비율이 높았다. 나신평과 한기평만 두고 비교했을 때 약 3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한신평은 1.09로 상·하향 비율이 비슷하게 집계됐다.

상·하향 건수로 보면 나신평은 상향 38건 하향 25건으로 상향이 13건 많았다. 한기평은 상향 18건 하향 38건으로 하향이 20건 많았고, 한신평은 상향 24건 하향 22건으로 상향이 2건 많았다.

나신평의 상향 기조는 등급변동과 전망변동의 배율을 각각 봤을 때도 두드러졌다. 등급변동 배율은 ▲나신평 1.00 ▲한신평 0.64 ▲한기평 0.27, 전망변동 배율은 ▲나신평 1.93 ▲한신평 1.55 ▲한기평 0.61 순으로 집계되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나신평은 27개 기업의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해 이목을 끈다. 한신평은 17곳, 한기평은 14곳의 등급을 상향했는데 양사 건수를 합친 것에 달하는 수치다. 등급 상향도 ▲나신평 11곳 ▲한신평 7곳 ▲한기평 4곳 순으로 역시 나신평의 상향이 가장 많았다. 



3사 평가 결과 올해 유독 격차 큰 이유는

크레딧 업계에선 나신평의 등급 및 전망 배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 3사의 신용등급 상·하향 기조는 지난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올해는 유독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한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부동산PF사태·무역수지적자 등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하향 배율이 1을 훌쩍 넘는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되는 숫자”라며 “신용평가 3사 모두 연초부터 부정적으로 경제를 전망하며 하향우위를 예측했는데 나신평 홀로 상향우위를 보인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정기평가에서는 신용평가사들이 현재 시장과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이렇게 3사의 관점이 갈리는 것은 처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나신평의 상향우위 기조에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정기평가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장기적으로는 신용평가3사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전문위원은 이번 정평에 대해 “결과를 봤을 때 나신평의 상향이 많고 타사와의 격차가 크게 난 것은 사실”이라며 “재무안정성이나 실적이 좋아진 자동차 등 업종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레이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평사마다 평가 대상 기업이 다른 만큼 어떤 업종의 기업을 주로 평가했는가도 등급 상하향 배율을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나신평의 신용분석 대상 기업에는 등급하향 압력이 높은 기업보다는 업황 호조로 등급을 상향할 만한 기업이 많았다는 것이다. 농기계 업체인 티와이엠과 엘에스엠트론이 대표적이다. 농기계는 식량안보의 중요성과 농업 노동력 부족 등으로 특히 해외에서 농기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 호조를 보이는 업종이다. 

김 위원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한기평의 경우 롯데 계열사 등급 하방 범위가 넓어 하향 건수가 많았고, 나신평은 다른 신평사들이 등급을 낮춘 업체에 대해 평가를 시행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나신평은 타사와 균형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타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3사의 차별적인 모습은 있으나 크게 봤을 때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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