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수익성·재고 안정화…차입금은 ‘불안요소’ [이코노 리포트]
수익성 지표 크게 개선…EBITDA 흑자 전환
적자폭도 감소세로 전환…2Q 영업손실 8810억
재고도 절반 가까이 감소…고객사 주문 확대 영향
순차입금 비율 143%…실적 개선에 점진적 해결 전망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LG디스플레이(034220)가 감산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및 재고 안정화에 성공했다. 영업이익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등 수익성 지표가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고 5조원에 육박했던 재고자산도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 끌어다 쓴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부담을 키우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EBITDA는 1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조980억원에서 8810억원으로 19.8% 줄었다. 좋은 실적으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올해 1분기까지 적자 규모가 증가 추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실수요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패널 구매 수요와 출하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며 “전 분기 대비 출하 면적은 11%, 매출은 7% 증가했다”고 말했다.
재무건전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재고자산도 크게 줄어들며 LG디스플레이의 현금흐름에도 숨통이 트였다. LG디스플레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2조682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220억원) 대비 43.2% 줄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침체로 쌓인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해온 고객사들이 올 2분기부터 주문을 늘리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포함한 중·대형군 패널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재 TV와 모바일 등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패널 수요 감소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고자산 감소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이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에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고 건전성 회복에 따른 패널 구매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차입금은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가 업황 악화 속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오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말 기준 차입금은 17조421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9870억원) 대비 24.6%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62%에서 293%로 131%p 상승했다.
순차입금 비율도 71%에서 143%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순차입금비율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모두 갚았을 때 남는 차입금을 총자본으로 나눈 지표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불황 속에서도 투자와 회사 운영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디스플레이 업계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입금 문제도 점진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 등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수익성 회복과 함께 재무 체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주형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재무 체력 강화를 우선과제로 해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전략적 자금조달 활동을 실시해 유동성을 한층 강화했다”며 “비용 감축 노력으로는 고정비 축소, 인력 운영 효율화, 팹의 탄력적 운용 등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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