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반년 새 미수금 1000억 불어…커지는 재무부담 [이코노 리포트]
공사미수금 1년간 79% 증가…부실 위험성
미청구공사 금액도 증가…분양미수금 방어
한기평 “단기간 내 수익 회복 쉽지 않을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롯데건설의 공사미수금이 반년 사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공사원가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건설산업 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 상반기 공사미수금은 1조16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말 기준 1조668억원 대비 9.47% 증가한 것으로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1000억원가량 늘었다.
롯데건설의 공사미수금 증가는 올해에만 국한해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롯데건설의 공사미수금은 652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상반기와 비교하면 1년새 79%나 증가한 수치다.
공사미수금은 건설사 재무구조의 뇌관으로 재무상태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 미수금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공사 미수금은 대손충당금 비중이 낮아 발주처가 파산해 자금난에 빠질 경우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대형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사미수금과 함께 미청구공사 금액도 커졌다. 전기말 미청구공사비용은 1조4727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엔 1조7153억원으로 늘어났다. 건축 부문의 미청구 공사액이 가장 큰 증가를 보였다.
미청구공사비용은 공사미수금과 달리 시공사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하는 금액이다. 건설사는 수익으로 기록하지만 발주처 입장에서는 지급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잠재적 손실’로 취급된다. 당장은 실적에 반영돼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분양미수금은 줄어든 모습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분양미수금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방어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롯데건설의 분양미수금은 185억원으로 ▲전기말 기준 208억원 ▲2022년 상반기 345억원 ▲2021년 말 386억원으로 나타났다. 2년 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분양미수금은 건설사가 아파트와 상가 등 각종 부동산의 분양 사업을 진행하면서 분양을 하고도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물을 다 지었는데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 건이 늘어나면서 건설업계에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A+(부정적)’으로 유지하며 주택 및 분양경기 침체로 PF 우발채무 관련 부담이 지속되는 점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한기평은 “(롯데건설은) 2022년 이후 철근, 시멘트 등 자재가격 강세,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분양실적 부진에 따른 일부 사업장의 수익인식 지연, 영업자산 및 PF 우발채무와 관련한 비경상적 손실 가능성, 확대된 금융비용 부담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큰 폭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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