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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본연 강조한 김영섭 대표…내실 다지기 나선다

[닻 올린 김영섭 KT호]①
‘재무통’으로 평가…순혈주의 강한 KT 내부 반발 우려
고객·역량·실질·화합 강조…”변화와 혁신 함께 이뤄야”

김영섭 KT 신임 대표 [사진 KT]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KT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LG유플러스와 LG CNS 등을 거친 ‘재무통’ 출신의 새 대표가 KT를 어떤 모습으로 이끌어 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KT는 지난 8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2023년도 제2차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해당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이사 선임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 4개 의안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KT는 임시 주총에서 김영섭 대표이사 후보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KT 측은 “김영섭 신임 대표는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오랜 기간 ICT 업계에 몸담으며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KT를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로 꼽힌다”며 “KT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지속 성장성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KT는 이날 김 대표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KT 분당 사옥에서 사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 대표가 임시 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이후 첫 행보다. KT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가 임직원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미래 비전과 경영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취임식은 최장복 노조위원장, 네트워크부문장 서창석 부사장(사내이사), 전국 광역본부와 그룹사를 포함한 신입·중견사원 등 임직원 약 40명이 현장에 참석해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사내방송을 통해 KT 전 그룹사에 생중계됐다.

1959년생인 김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을 거쳐 2003년 LG CNS로 자리를 옮겼다. 

LG CNS에선 경영관리본부, 하이테크사업본부, 솔루션사업본부를 거쳤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5년 LG CNS 대표로 복귀했다. LG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취임 후 실적 내리막을 걷던 부실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단 평가를 받는다.

다만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순혈주의가 상대적으로 강한 KT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주 동안 KT 그룹사 경영진 만나며 현안 논의해”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경영 공백이 길었음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지난 4주 동안 KT와 주요 그룹사의 경영진을 만나며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와 함께 “KT는 유무형 자산 외에도 인재, 대한민국 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다.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지속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아가면 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함께 이뤄야 하는 네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김 대표는 모든 업무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빠르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니즈와 페인포인트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찾아내고, ICT 경쟁력 제고와 함께 본업인 통신사업도 단단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 [사진 KT]

김 대표가 강조한 두 번째는 ‘역량’이다. 고객이 원하는 혁신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하며 특히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KT 혁신 성장 전략인 디지코(DIGICO)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ICT의 본질적인 역량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세 번째는 ‘실질’을 꼽았다. 그는 KT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하고 미래 성장의 에너지를 쌓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마지막은 ‘화합’이다. 화합은 동료로서 상호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며, 특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더가 단기적인 외형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강조한 고객가치, 역량, 실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합심하며 해결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최장복 노조위원장은 “ICT 전문성과 DX 역량을 갖춘 김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기업문화 개선과 핵심인재 양성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KT 미래성장을 확고히 견인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또 “KT가 ICT 대표 기업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 참석한 직원 외에도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 그룹사 임직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비전·가치, 역량·성장, 사업 방향 등 다양한 주제의 궁금했던 내용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으며, 김 대표는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답변했다.

김 대표는 “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고, KT그룹의 잠재력을 잘 활용하면 성장은 따라오게 될 것이다. 건실한 지속성장 에너지를 쌓아가자”고 당부하며, “기업의 경영과 성장 모두 사람이 중요하고 전부인 만큼 KT 인재 모두가 함께 혁신하고 성장하며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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