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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장기화…각자도생 돌입한 항공업계

[셈법 복잡한 항공업계]①
아시아나항공, 중장거리 항공기 도입
국적 LCC 국제선 확대 전략

김포국제공항 계류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가 길어지는 가운데, 국적 항공사들이 빠르게 회복 중인 항공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말 이후 처음으로 중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중장거리 노선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 회복세에 주목, 중화권 노선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 국제선을 증편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3년 6개월 만에 국제선 운항에 나서는 등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넘긴 국적 항공사들이 각자도생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에 A350-900 항공기를 도입했다. A350-900은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꾸준히 들여온 차세대 항공기다. 기존 항공기와 비교하면 연료 효율성이 25% 이상 뛰어난 항공기로 평가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항공기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왔다. 중장거리 노선에 A350-900을, 단거리 노선에는 A321네오를 각각 투입하는 전략을 꾀한 것이다. 최근 2~3년간 A321네오 위주로 들여왔는데, 이번에 A350-900을 도입하면서 “중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중장기 계획에 따라 항공기를 도입한 것”이란 입장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 제주항공]

“중화권 노선 선점”…제주항공 역전 가능성은 

올해 상반기 국적 LCC 중 최대 매출액에도 영업이익 측면에서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에 다소 밀린 제주항공은 중화권 노선 선점을 예고했다. 지난 7월 25일 제주~마카오 노선, 8월 2일 제주~베이징 노선, 9월 1일 인천~홍콩 노선 운항을 시작하는 등 올해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중화권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11월 10일부터는 주 7회 일정으로 인천~마카오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 측은 “제주~마카오‧베이징 노선의 경우 8월 한 달간 현지 출발 노선 평균 탑승률이 각각 79%와 85%를 기록했다”며 “중국 국경절이 포함된 10월의 현지 출발 노선 평균 예약률은 각각 90% 후반대와 70% 중후반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화권 노선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분위기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서 입국한 인원은 149만5809명으로, 전체 해외 여행객(546만2984명)의 27.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화권 입국자 증가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10만1447명 수준에 불과했던 중화권 입국자는 2월 11만437명, 3월 16만4863명, 4월 22만2718명, 5월 22만5389명, 6월 29만9523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7월 입국자의 경우 37만1432명을 기록해 지난해 7월(2만916명)보다 약 17배 급증했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이다. 

다른 국적 LCC들 역시 국제선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에 국제선 증편에 나섰다. 9월 27일부터 10월 9일까지 국제선 임시편 ▲인천~다낭 13편 ▲인천~괌 13편 ▲인천~홍콩 7편 ▲인천~후쿠오카 5편 ▲인천~오사카 7편 ▲대구~오사카 13편 ▲청주~다낭 2편 등을 편성해 총 60편을 늘렸다. 오는 10월 29일부터 부산~도쿄(나리타) 노선을 매일 운항하는 진에어는 동계에 김해국제공항 거점의 10개 국제선을 운항할 방침이다. 부산~오키나와‧삿포로‧오사카 노선뿐 아니라 동남아 및 대양주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는 포부다. 

올해 3월 국내선 운항을 재개한 이스타항공은 경영 정상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선 운항에 돌입한 지 6개월 만인 9월 19일에 제주 노선 공급 좌석 수가 100만석을 넘어섰다. 이스타항공의 제주 노선 평균 탑승률은 95% 수준이라는 게 이스타항공 측의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9월 2일 김포~타이베이 노선 운항 재개로 3년 6개월 만에 국제선 운항에 나섰으며, 인천 출발 국제선 운항에도 돌입했다. 9월 20일 인천~도쿄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인천~도쿄‧오사카‧방콕‧다낭 등 4개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주요 LCC들과 비교하면 미흡하지만, 이스타항공도 실적 개선에 돌입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생 국적 LCC 중에선 에어프레미아가 주목받는다. 지난해 10월 29일 국적 항공사로서는 31년 만에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취항한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천~뉴욕 노선에 취항해 현재 2개의 미주 노선을 주 10회 운항하고 있다. 오는 12월 31일부터는 하와이 노선에 부정기 취항할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에 대한 탑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며 “지난 8월 말까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노선에서 총 583회를 운항해 15만6565명이 탑승했고, 평균 탑승률은 80% 후반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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