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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들 “고금리 활용한 투자 집중한다”

[킹달러 시대 재테크]②
고액 자산가들 연 4~5% 확정금리에 집중
“달러 안전자산 가치 역할 여전…떨어지면 매수”
高금리 영향에 “부동산 투자, 관망할 뿐”

서울에 있는 한 은행 앞을 시민 한 명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까지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며 국내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향후 시장 분위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안전자산 확보에 보다 집중하는 분위기다. 또 이들은 바닥론에 기댄 부동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금리 주는 정기예금 잡아라”

은행에서 고액 자산가들에게 자산 배분과 투자 전략을 조언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은 고금리 장기화를 활용한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해소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재차 내놓으면서 자산가들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활용해 현금 가치를 지키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송재원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팀장은 “(자산가들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시장을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더 올라간다고 예상하기보다 확률적으로 1년 뒤에는 떨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자산가들은 고금리 확정 상품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 4~5%에 달하는 확정금리 상품 위주로 자산가들이 관심을 가진다”며 “은행 정기예금이나 카드사, 은행 등 회사채가 이에 해당한다. 만기가 4~5년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은 향후 금리 인하 시기에도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전쟁과 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고금리를 활용한 재테크가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만 정기예금이나 채권 만기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이스라엘 전쟁 이슈가 터지면서 공격적 투자 성향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시장이 급락할 경우 재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정기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 등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만기를 짧게 운영하는 자산가가 많다”고 전했다. 

홍동희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도 “만기가 긴 상품은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며 “자산의 100%를 정기예금에 넣으면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자산 가치가 오히려 훼손될 수 있고, 향후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장기 만기로 인해 (투자할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 안전자산 역할 여전”

높아진 달러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 부장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달러가 비싼 건 맞지만 지정학적인 부분과 미국 경제를 볼 때 달러 강세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고금리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계열로 볼 때 지금은 달러가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헷지(hedge)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국채 투자를 꼽을 수 있다”며 “선진국 국채와 달러, 금 자산으로 분산해 투자 비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채권 중 회사채 금리가 연 6% 이상인 상황”이라며 “현금만 고수하는 것은 좋은 투자 방법이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와 관련해 김 센터장은 “자산가들이 달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환율이 너무 높아 향후 조정기가 오면 그때 매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시장에 형성된 달러 투자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투자, 대출 금리로 부담 커”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시내 건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동산이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높은 대출 금리가 부담된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오히려 자산가들은 세금 부담으로 상가나 아파트 등 부동산 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부동산 분위기가 지난해보단 좋아지긴 했지만 활발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대출 금리가 연 5%에서 최고 8%까지 나오다보니 집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더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연 5% 이상 되는 임대 수익률도 거의 없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는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보다는 저평가된 주식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 분배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팀장은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자산가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을 보고 이 분야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기 때문에 ETF를 사두면 수익을 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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