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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기 어렵네…KDB생명 ‘매각 6수’ 갈까

하나금융 “인수포기”…산은 “재매각 미정”
인수 후 추가 자금투입 부담 된 듯
내년 2월 칸서스밸류펀드 만기 앞둬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했다. [사진 KDB생명, 하나금융]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KDB생명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다섯 번째 여정을 떠났지만, 결국 종착지에 이르지 못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장고 끝에 KDB생명 인수포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산업은행은 성급한 재매각 추진보다 건전성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예정이다.

하나금융, KDB생명 ‘인수 포기’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보험의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KCV PEF는 KDB생명의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 공고를 낸 뒤 다섯 번째 KDB생명 매각에 나섰다. 이에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7월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최근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사작업을 진행했지만 인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특히 KDB생명의 낮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수 후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 하나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올해 6월 말 기준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67.5%(경과조치 적용 전)으로 보험업법 상 마지노선인 100%를 밑돈다. 

하나금융 측은 “KDB생명 인수는 당 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여섯 번째 매각 아직미정…가치제고 우선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당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사모펀드를 설립해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KDB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2014년부터 새 주인 찾기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4년 7월에는 KDB생명 매각 딜에 DGB금융이 단독 입찰했지만 인수가격 이견으로 불발됐다. 같은 해 진행된 재매각에는 국내 PEF가 참여했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중국계 자본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2020년 6월에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2021년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을 기필고 성공시키겠다는 입장이었다. 매각가를 기존 200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등 인수 측을 부담요소를 최대한 줄였다. 또한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수차례 증자 등 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 KDB생명이 21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을 때 전량을 인수했다. 이어 6월 후순위채 900억원과 8월 유상증자 1425억원, 9월 후순위채 1200억원 발행에도 모두 참여했다. 

이처럼 최대주주의 매각 의지가 남달랐지만 KDB생명 매각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후 산업은행이 여섯 번째 매각에 다시 나설 지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5차례 매각 동안 산업은행은 약 2~4년의 기간을 두고 매각에 나섰으며, KDB생명의 건전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여섯 번째 매각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었던 KDB칸서스밸류펀드는 내년 2월에 만기된다. 만기일에 맞춰 KDB생명을 매각하기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추후 해당 펀드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관상 KDB칸서스밸류펀드의 만기는 2024년 2월”이라면서 “만기연장 여부는 PEF사원 간 합의 사항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KDB생명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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