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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토종파크 연합 분주한데…CEO 교체 속내는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이어 11번가 인수 추진
토종파크 연합 결성…쿠팡·네이버 이어 3위 기업 탄생 예고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 [사진 큐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큐텐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11번가 인수에 나서며 ‘토종파크 연합’ 체계 구축 나서기에 분주하다. 이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의 최측근인 김효종 위메프 전 대표이사가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임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11번가 인수에 대비해 초반 교통 정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김효종 전 위메프 대표는 이달 초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4월 대표로 발탁된 지 약 6개월여 만이다. 이로써 위메프는 현재 류화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전 대표는 큐텐 출신 인사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신뢰하는 측근 중 하나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큐텐 일본 법인 대표를 역임했고 위메프 대표를 맡기 전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냈다. 7월부터 류화현 당시 위메프 운영마케팅본부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이어왔다. 지난해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티몬을 이끌 새 대표로 김 전 대표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큐텐과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1번가 품으려는 큐텐…쿠‧네 이어 3위 노린다


일각에선 위메프가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쳤기 때문에 김 전 대표가 사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위메프 내부 조직과 재무 상황을 정비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여기에 추후 큐텐 측의 11번가 인수를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추측도 있다.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김 전 대표가 위메프 인수 초반처럼 재무 관리 및 인수 교통 정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는 큐텐과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큐텐이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18.18%와 SK스퀘어 지분(80.26%) 일부 인수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코스톤아시아와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11번가 인수 비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큐텐은 토종파크 연합으로 국내 3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어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23.3%), 신세계(G마켓·옥션·쓱닷컴 포함 10.1%) 순이다. 티몬(2.53%), 위메프(1.6%), 인터파크커머스(0.47%), 11번가(7.0%)를 포함한 큐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11.6%로 신세계를 앞서게 된다.


업계에서는 큐텐과 이커머스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도모해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큐텐에 인수된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등과 합심해 해외 직구·물류 경쟁력을 높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티몬의 올 3분기 거래액 성장률은 72%로 지난해 분기 성장률인 60%를 넘어선 상태다. 여행 부문이 2배가량 늘었고, 가전·디지털 62%, 출산·유아동 52%, 해외직구 48% 등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큐텐이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만큼 파급력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큐텐이 이미 이커머스 3개 사를 인수했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전략 방향과 목표 등에 대한 청사진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큐텐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보다는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큐익스프레스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셀러(Seller·판매자) 확보가 필수다. 인수한 이커머스를 통해 경쟁력 있는 셀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11번가까지 품을 경우 단순히 인수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만 합하면 업계 내 순위 변동이 있겠지만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해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향후 경쟁력을 제고할 청사진 제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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