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체계화 시스템 미흡 아쉽다”…김소영 “준법 경영 시스템 만들 것”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준신위와 회동
‘외부 통제’ 통한 조직 안정화 추진…“외부 독립 기구로 존중”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속도를 중요시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쉽다.”(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카카오 관계사들이 준법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위원회의 목표다.”(대법원 대법관을 지낸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23일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 위원장을 포함한 1기 위원들을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다.
김 센터장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지난 10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약 20명의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공동체 경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은 첫 회의를 통해 ‘최고 비상 경영 단계’를 선언하고 ‘외부 통제’를 통한 조직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준신위는 이에 따라 출범한 조직이다. 준신위 초대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이 위촉됐다. 최근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는 것은 물론, 준법 감시를 위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를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단 취지다.
김 센터장은 또 지난 6일 출범한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경영쇄신위원회는 현재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그룹 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센터장은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 신분으로 23일 준신위 위원들과 만나 카카오의 쇄신을 위한 준법 경영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카카오 측은 “준신위의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독립성 보장 및 준법 경영 체계 강화에 대한 카카오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준신위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 사항을 적극 반영하고자 이번 회동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은 물론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은행법학회장)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화상으로 참석)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을 만나 향후 일정 및 운영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김 준신위 위원장은 “연말까지 위원회가 선정한 어젠다(Agenda·의제)에 대해 논의를 착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준신위는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 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카카오는 준신위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각 기업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이른 시일 내 공식적인 위원회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게 됐고, 흔쾌히 수락해 주신 위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며,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테니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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