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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전략 꽂힌 제약사…간판 제품 중심으로 제품군 확장 박차

성분 더한 복합제 출시해 만성질환자 편의 높여
대웅펫, 동물용 의약품도 출시…매출 확대 기대

제약사들이 간판 의약품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보령의 카나브, 동아에스티의 슈가논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제약사들이 간판 의약품의 제품군을 확대하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들은 여러 성분이 들어간 복합제를 연달아 내놓으며 환자가 더 복용하기 쉬운 제품을 내놓는 모습이다.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기존 제품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한 덕에 새로운 제품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다. 이른바 ‘패밀리’ 전략이 하나의 성공 공식이 된 셈이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당뇨병 복합제 후보물질 ‘DWJ1563’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DWJ1563은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와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 복합제다. 대웅제약은 엔블로를 동물용 의약품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를 동물용 의약품으로 출시하기 위해 최근 상표를 출원했다”며 “엔블로펫, 이나보펫 중 제품명을 무엇으로 할지, 출시 일정은 언제로 할지 등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엔블로를 매출 1000억원 규모의 의약품으로 키울 것인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물용 의약품 시장도 함께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동물용 당뇨병 치료제는 현재 나온 제품이 없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주요 종합병원의 약제 목록에 이 치료제를 올렸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에도 엔블로를 수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보령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 제품군으로 이미 매출 효과를 보고 있다. 10여 년 전 카나브를 출시한 뒤 다양한 복합제를 선보였고, 2020년 카나브 제품군으로만 처방실적 1000억원을 달성했다. 카나브 제품군으로는 피마사르탄에 암로디핀을 더한 듀카브,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투베로, 암로디핀과 로수바스타틴을 모두 더한 듀카로 등이 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복합제를 출시하고 임상 연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2026년 카나브 제품군으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동아에스티도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 복합제를 내놓으며, 제품군 강화에 나섰다. 슈가논은 동아에스티가 2015년 허가받은 국산 신약이다. 동아에스티는 슈가논을 출시한 뒤 에보글립틴에 메트포르민을 더한 슈가메트, 다파글리플로진을 더한 슈가다파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달 초에는 메트포르민과 다파글리플로진을 모두 더한 슈가트리도 허가받았다. 동아에스티가 슈가논 제품군으로 지난해 2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올해 5월 출시한 슈가다파 매출이 본격화하고, 내년 1월 내놓을 슈가트리의 매출이 더해지면 슈가논 제품군의 성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기업이 수년 전 출시한 의약품을 개량해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 의약품은 하나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단일제보다 여러 성분이 포함된 복합제를 선호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기업들이 단일제로 내놓은 의약품에 다른 성분을 더해 복합제로 출시하는 이유다. 기존 제품으로 시장에서 구축한 신뢰를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는 기존에 먹던 약을 바꿔야 한다는 부담을 덜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잘 팔리던 의약품을 더 연구해 매출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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