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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다 왜 이래?”...현대·기아 23만여대 발목 잡혔다[백카(CAR)사전]

BMS 소프트웨어 오류로 대규모 무상수리
과전압 경고등 및 최고 속도 제한 가능성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 오류로 무상수리가 필요한 기아 K8 하이브리드차량(HEV). [사진 기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최근 K8 하이브리드(HEV)를 계약한 한모씨(남·38)는 예상보다 더 늦게 차를 인도받았다. 한씨는 “대리점에서 계약한 차량이 생산 완료됐다고 출고 준비를 하라고 했는 데, 출고가 일주일 넘게 지연됐다”면서 “최근 결함 이슈로 검수 단계가 더 까다로워진 것 같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결혼을 앞두고 스포티지 HEV 구매를 고민 중이라는 김모씨(남·36)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생애 첫 차로 스포티지 HEV를 구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 결함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고 고민하고 있다. 아직 전기차는 이르다고 판단해 HEV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에서는 차라리 일본 HEV를 사라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자사 HEV 23만여대에 대한 무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술 내재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주행 중 속도 제한 가능성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일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판매된 HEV 23만7838대에 대한 무상수리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대상 차종은 지난 2019년부터 이달 중순까지 제작 및 판매된 쏘나타·아반떼·투싼·K8·K5·니로·스포티지 등이다.

최근 뉴스 등을 통해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한 HEV 일부 모델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도로 위를 달리던 HEV의 최대 속도가 20km/h 내외로 제한되거나 완전히 멈춰서는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온라인 동호회 등에서는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인지한 현대차와 기아는 일부 HEV 모델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량 점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결함의 원인이 BMS 소프트웨어 오류로 밝혀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BMS 소프트웨어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차량의 경우 고온 노출 시 간헐적으로 12V 배터리 과전압 경고등이 점등된다”면서 “최고 속도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따라 무상수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BMS의 핵심 기능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배터리 충전 상태(SoC)·수명 예측(SoH)·고장 진단 등 시스템 모니터링 ▲내부의 수많은 배터리 셀 관리 ▲배터리의 과충전·과방전·과전류 제어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HEV 등 친환경차 개발 초기부터 BMS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을 고수해왔다. 해당 기술은 전기차 시대뿐 아니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재도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을 지속하면서 기술 완성도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MS는 배터리가 들어간 모든 이동수단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라며 “최근 급격하게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전기차뿐 아니라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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