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불모지 광주에 누가 먼저 깃발 꽂나…신세계vs현대百, 이유 있는 ‘광주대첩’

광주 복합쇼핑몰 ‘가시화’…신세계·현대 속도전
신세계, ‘쇼핑·문화·예술’ 복합 랜드마크 확장
현대百, 초대형 쇼핑몰 건립 사업 속도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광주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복합쇼핑몰 건립이 가시화되면서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스타필드’, 현대는 ‘더현대’ 출점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통 불모지였던 광주의 랜드마크 선점 경합을 벌
인다. 양사는 비수도권 점포 확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인근 이마트를 헐고 신축하려던 가칭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접고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문화관 건물 등을 활용해 매장 면적을 대폭 넓히기로 했다. 당초 철거하려던 이마트 광주점은 그대로 영업을 유지한다.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는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를 본떠 쇼핑몰과 버스터미널을 결합한 형태다. ‘광주판 센트럴시티’를 실현하기 위해 1년여 만에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강남점의 ‘고품격’, 센텀시티점의 ‘초대형 규모’, 대전점의 ‘문화예술공간’ 등 전국 각지 대표점의 장점을 결합해 쇼핑·문화·예술의 중심을 담당하는 미래형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대 명품을 포함한 기존 530여 개 브랜드를 1000여개로 2배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개발 사업비는 9000억원으로, 2028년 개점을 목표로 한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이번 개발로 광주 도심경쟁력을 높이고, 144만 광주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지역 최대·최고 수준의 시민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광주점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점포로 꼽힌다”며 “수익성이 높은 만큼 신세계가 광주에서 점포를 확장하고 개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초대형✕럭셔리’ 백화점 짓는다

신세계는 어등산 자락에 들어설 복합쇼핑몰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광주시 어등산관광단지 유원지 부지 개발사업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는 상가지구 용지 면적을 2만8148㎡(약 8515평) 축소하고, 휴양·문화시설 용지 면적을 2만8495㎡(약 8620평) 확대해 시의 기준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향후 광주시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연내 사업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2026년 말까지 관광단지 지정·건축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다. 2027년 착공에 돌입해 오는 2030년에 주요시설인 스타필드, 하이엔드 콘도, 관광휴양 오락시설 등으로 단계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휴양·레저·문화 등의 인프라를 결합한 체류형 복합공간
으로 개발해 고객들이 2박3일 이상 체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광주’도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광주시에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부지 약 31만㎡(9만3000평)에 대지면적 3만3060
㎡(약 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 규모의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더현대 광주’는 랜드마크 타워·역사문화공원·쇼핑몰 등이 동시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쇼핑타운 ‘챔피언스시티’ 내 앵커 테넌트(핵심 시설) 역할을 맡는다. 일상 속 여가와 휴식, 엔터테인먼트를 한번에 경험하면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누리고 광주만의 콘텐츠도 담아내는 공간으로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더현대 광주’ 조감도.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대규모 방직공장터 개발을 위한 공공기여 협상도 지난 11월 29일 마무리됐다. 공공기여 협상은 방직공장 부지 개발 사업의 가장 큰 고비로 꼽혔으나, 비율 산정이 마무리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곧 부지 매입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더현대 광주의 착공 시기는 행정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25년 예정이며, 2027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여러 곳의 신세계 매장에 뒤지지 않는 초대형 쇼핑몰을 꾸며 호남권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더현대 광주는 대지면적 3만3060㎡(1만여 평), 연면적 30만㎡(9만900여 평) 규모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1.5배에 달할 만큼 광활하다.

반면 롯데는 현재까지 광주 지역에 신규 출점 계획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롯데는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이 관련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도 ‘부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롯데는 현재 롯데백화점 광주점과 롯데아울렛 광주월드컵점·수완점을 운영하고 있다. 추가 신규 출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3개의 점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유통 불모지였던 광주시가 쇼핑문화 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통업계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호남지역의 1호 복합쇼핑몰 자리를 두고 양사 중 
누가 광주에서 첫 삽을 뜨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에서 복합쇼핑몰이 완공되면 호남권 일대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출점 메리트가 크다”며 “먼저 호남지역에 출점하게 되면 선두주자가 브랜
드 유치와 모객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호 복합쇼핑몰’이 주는 상징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결혼·출산율 하락 막자”…지자체·종교계도 청춘남녀 주선 자처

2“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설 것”

350조 회사 몰락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 징역 21년 구형

4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낚인 '대어'가…‘7800t 美 핵잠수함’

5'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

6주유소 기름값 5주 연속 상승…“다음주까지 오른다“

7트럼프에 뿔난 美 전기차·배터리업계…“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대”

8"백신 맞고 자폐증" 美 보건장관의 돌팔이 발언들?

9‘APEC CEO’ 서밋 의장된 최태원 회장…‘b·b·b’ 엄치척 의미는

실시간 뉴스

1“결혼·출산율 하락 막자”…지자체·종교계도 청춘남녀 주선 자처

2“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설 것”

350조 회사 몰락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 징역 21년 구형

4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낚인 '대어'가…‘7800t 美 핵잠수함’

5'트럼프의 입' 백악관 입성하는 20대 女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