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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위 조절”...美 CES서 현대차 SDV 실체 드러난다

제조업 회사에서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 준비
포티투닷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중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간 기술력 확보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1월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전 세계에 그룹만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SDV 관련 프레젠테이션(발표)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내년 CES에서 자체 개발한 SDV 관련 기술 일부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어느 수준까지 공개할 것인지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DV는 ‘Software Defined Vehicle’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전자장비로 보는 개념이다.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물론이고 차량 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빌리티 퍼포먼스 및 안전 등도 SDV의 범주에 포함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50여년간 이어진 제조업 기반을 넘어 기술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기로 했다. 항상 최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차종에 OTA 기능을 적용하는 것이 첫 단계다.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적용도 준비 중이다. 소프트웨어 조직 정비, 인력 확보, 투자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투자 규모는 오는 2030까지 총 18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 선언을 단순한 신사업 확장 캐치프레이스(광고, 선전)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1위, 글로벌 3위 자동차 제조사가 사업 모델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SDV 시장에 대한 전망 및 가치가 매우 높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SDV 시장은 2020년 180억달러(약 24조원)에서 2025년 520억달러(약 69조원)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SDV 전환에 성공하려면 차량용 통합 운영체제(OS)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제조사들은 차량용 OS 독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 자체 차량용 OS인 ‘VW.OS’ 개발을 위해 자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25년 선보일 차량용 OS ‘MB.OS’를 개발 중이다. BMW와 토요타는 메이 모빌리티, 오토브레인 등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에 소프트웨어 독립 조직을 꾸려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포티투닷(42dot)도 인수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타 제조사처럼 단순한 투자 및 기업 인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구축해 자체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비밀병기는 포티투닷이다. 그룹은 지난해 5월 포티투닷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줬다.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사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포티투닷은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엔지니어를 적극 영입하며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티투닷의 송창현 대표는 현대차 SDV본부 본부장도 맡을 정도로 그룹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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