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여기서 나와?"...미국서 달라진 K-자동차 위상[백카(CAR)사전]
현대차·기아 미국 시장 점유율 지속 상승
스텔란티스 넘어 현지 판매 4위 업체 도약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미국에서 한국차를 보니까 반갑다” “저 외국인 좀 봐. 현대차 아이오닉 5를 타고 있어” “기아 카니발이 왜 여기에 있는거야”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박람회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취재를 위해 현지에 방문했던 기자들의 반응이다.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 후 발을 내디딘 낯선 미국 땅에서 국산차를 발견하니 반가웠던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의 도로 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던 현대차·기아. 현지 상황을 알고 있다면 전혀 어색한 일도 아니다. 1980년대 미국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작년까지 약 300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작년까지 총 2734만7325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누적 판매 실적은 각각 1607만7327대, 1126만9998대다.
현대차는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엑셀로 미국 시장에 도전했다. 첫해 16만8882대가 팔리며 미국에서도 국산차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듬해(1987년)에는 첫해보다 많은 26만3610대를 판매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차는 이후 등락을 반복했다. 2020년 이후에는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며 연간 70~80만대의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1994년 세피아, 스포티지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미국 진출 첫해에는 1만216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한 기아다. 2020년 이후에는 연간 70만대 내외의 판매 실적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쓴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총 165만282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수치다. 1986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최고 실적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해 미국에서 87만37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현지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8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 기간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6만9175대를 판매하며 신기록 달성에 힘을 보탰다. 기아 역시 78만2451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을 미국 현지 4위(판매 실적 기준) 완성차그룹으로 보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판매한 곳이 257만7662대의 제너럴 모터스(GM)다. 이어 토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 현대차그룹(165만2821대), 스텔란티스(153만3670대) 순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스텔란티스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미국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확대 정책 등을 펼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작년 기준)은 20%를 웃돈다. 올해 하반기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에 대한 현지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면서 “북미 올해의 차 수상 등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하고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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