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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충청에도 대구은행 생길까…‘시중은행 전환’ 눈앞

당국 인가절차 간소화에…전환 속도↑
추후 대구은행 사명 바꾸고 영업망 넓힐 듯
전국구 경쟁 무기는 ‘중소기업 금융’

DGB대구은행 제1 본점 전경. [사진 DGB금융]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32년 만에 ‘국내 6호 시중은행’이 탄생할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이르면 올해 3월 이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전국구로 영업망을 확장해, 중소기업 금융을 무기로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당국 절차 간소화…3월, 전환 절차 마칠 예정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위한 심사 기준을 의결했다. 시중은행 전환은 ‘인가 내용 변경’ 방식으로 추진한다. 지방은행 인가에 대한 폐업 인가가 불필요해 시중은행 신규 인가를 내는 것보다 절차·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신규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모두 거쳐야 하는데, 시중은행 전환에 예비인가를 생략해 인가 절차가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이르면 2월 초 인가를 신청, 3월까지 전환 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대구은행이 무난히 당국 심사를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구은행은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산업자본 보유 한도 4% 등 주요 인가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해 9월 중 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불법 계좌개설 의혹이 터진 후 논의를 뒤로 미뤘다. 이는 시중은행 전환의 걸림돌로 여겨졌으나, 최근 이에 대한 우려도 옅어졌다. 지난달 2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에서 “법률적으로 전환 신청 자체는 (금감원의) 검사 진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심사를 통과하면 1금융권에는 1992년 평화은행(우리은행으로 합병)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 뒤 전국 단위 영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대구은행은 현재 ‘지방은행 디스카운트’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조달 비용을 더 부담하고 있는데, 시중은행 전환 후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이라는 타이틀은 사업성을 확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면 영업점을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 타 지방은행의 영업권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중은행 전환이 대구은행의 조달금리 하락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대구은행 사업성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위치한 ATM. [사진 연합뉴스]

기존 은행과 체급차이…사명변경·영업망 확대 나설 듯

다만 대구은행이 기존 5대 시중은행과의 체급 차이로 인해 영업망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3479억원으로, 5대 은행 중 순이익이 가장 낮은 농협은행의 1조6052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대구은행의 국내 지점 수 또한 5대 시중은행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대구은행 지점은 광주광역시‧강원도‧충청도‧전라도‧제주도‧세종특별자치시 등에 단 한 곳도 없다. 여타 시중은행의 경우, 해당 지역에 지점·출장소 등을 보유해 영업 중이다. 이에 대구은행 또한 시중은행 전환 이후, 영업망을 전국구로 넓히기 위해 해당 지역에도 현장 영업이 가능한 점포를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대구은행은 지역명이 포함된 기존 사명을 버리고, 전국적인 브랜드를 표방하는 명칭으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앱 명칭인 ‘IM뱅크’가 새로운 사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의 경우 지금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 “타지역 지점 개소의 경우도 현재 정해진 바가 없지만, 단기간에 기존 시중은행만큼의 지점 개설은 어려울 수 있어 모바일뱅킹 강화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전환 뒤 대구은행은 그간 지역에서 쌓은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강점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기존 시중은행이 대기업 대상 기업금융에 힘쓰는 가운데, 대구은행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황병우 대구은행장 역시 지난해 11월 수원금융센터 개점식에서 “DGB 강점인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 등 지역 밀착 금융 서비스 지원을 통해 수도권 영업망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원금융센터 개점을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 앞으로도 전국 중소상공인의 든든한 금융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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