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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은행 출신” 대구은행 직원의 사연은?[김윤주의 금은동]

대구은행, 기업영업 전문인력 공개채용 중
시중은행 전환 앞두고…수도권‧대전 공략
퇴임 전 쌓은 인맥‧노하우로 대출실적 ‘쑥’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대구은행 PRM 대출 잔액 추이(왼쪽), 영업점 네트워크 현황. [제공 대구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저희 은행에서 일하던 분이 퇴직 후 대구은행에서 활동하고 계시더라고요.” 4대 시중은행에 근무 중인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은행 간 인력 이동은 이례적인데, 시중은행에서 일하던 은행원이 지방은행으로 재취업한 경우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같은 사연의 내막에는 DGB대구은행의 기업금융전문가(PRM)제도가 있다. 대구은행은 이 제도를 통해 KB‧신한‧하나‧우리은행과 같은 1금융권에서 퇴임한 기업영업 전문가들을 채용한다. 특히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PRM제도를 통해 영업망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 은행원 채용 ‘큰 그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현재 기업영업 전문인력을 공개 채용 중이다. 지난달 29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았으며 이후 건강검진, 면접전형 등을 거쳐 3월 27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종합격자는 4월 1일부터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구은행의 PRM제도란 1금융권에서 퇴임한 기업영업 전문가들을 영입해 수도권 영업을 맡기는 인사 정책이다. PRM제도는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할 당시 만들어졌다. 지난 2019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6년째 운영 중이다. 

기업영업 전문인력 지원자들은 ▲1금융기관 영업점장(지점장) 경력 2년이상 ▲(기술)신용보증기금 또는 지역신용보증재단 영업점장 경력 2년 이상 가운데 한 가지 자격을 갖춰야 한다. 조건에 부합하는 인재라면 학벌과 성별, 나이 제한 없이 채용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이들의 업무 내용은 방문 대출 및 외환·수신 등 기업대상 방문 영업 전반, 기업 여신심사 및 지원업무 등이다. 계약기간은 1년으로 급여 이외에도 별도 성과 계약을 체결해 영업성과에 연동한 성과급을 받는다.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지역 기반의 지역은행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의 영업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이에 금융기관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전문 인력을 채용해 영업력을 전국구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PRM 직원 수 또한 점차 늘었다. 직원 수는 2020년 42명, 2021년 51명, 2022년 61명, 2023년 66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PRM 인력 개개인은 ‘1인 지점장’ 형태로 일하면서 시중은행 근무 시절 쌓은 인맥과 영업 노하우를 발휘해 실적을 내고 있다. 이에 지난 한 해에만 PRM 대출 실적이 1조원 가량 증가했다. PRM 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조2429억원에서 2023년 말 3조1313억원으로 늘었다. 

DGB대구은행 제1 본점 전경. [사진 DGB금융]

시중銀 전환 앞두고…수도권·대전 힘 준다
올해 기업영업 전문인력 채용은 수도권과 대전, 부산·울산 및 경남 지역에서 진행된다. 수도권에서는 두자릿수대 대규모 인원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PRM 인력의 수도권 신규 채용 인원수가 한자릿수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된다.

또한 작년에는 대전 지역에선 PRM인력을 채용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대전지역 전문인력도 한자릿수대로 뽑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기존 거점인 대구·경북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대전 등 타 지역 영업망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아직 대구은행 지점이 없는 강원·전라·제주권 등에서는 PRM인력을 뽑지 않는다. 2023년 말 기준 대구은행의 영업점은 ▲대구(122개) ▲경북(59개) ▲부산(5개) ▲경남(3개) ▲울산(1개) ▲서울(3개) ▲경기(5개) ▲인천(1개) ▲대전(1개) 등에 위치해 있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 2월 7일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본인가를 신청했다. 빠르면  3월 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전환 이후 대구은행은 기존의 시중은행 상품 이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PRM 인력을 통한 영업망 확보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직후 성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대구은행은 2019년부터 도입한 PRM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두터운 지원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행장은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영업 전문인력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대구은행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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