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타격에…KB금융 순익 전년比 30% ‘털썩’(종합)
충당부채 8620억원…1분기 순익 1조491억원
은행 순익 58.2% ↓…“ELS 추가 손실 가능성 없어”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KB금융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 약 9000억원 규모의 고객손실 보상비용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5%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1분기엔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홍콩 ELS 손실비용에 순익 악화 불가피
KB금융그룹은 25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당기순이익 1조4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이익 1조5087억원 대비 30.5%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KB금융의 실적 악화는 홍콩H지수 연계 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영업외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탓이다.
김재관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이번 분기에 발생한 대규모 ELS 손실보상 등 일회성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경상적 수준으로는 견조한 이익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추정치대로라면 올해 1분기 KB금융은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10.8% 감소한 순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순익 ‘반토막’…“ELS 추가 손실 없어”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9315억원 대비 58.2%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실적 악화는 예견된 결과다. 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액은 7조8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규모고, 손실 보상비용 반영에 따라 실적 타격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ELS 손실보상 8620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영업외손실이 확대되면서 순이익 악화가 불가피했다. 다만 국민은행은 홍콩 ELS 관련 추가적인 손실 반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충분히 적립했고, 이는 3월 말 기준 지수를 고려해 일부 여력(버퍼)을 줬다”면서 “현재 H지수 상승세를 감안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며, 올해 1분기 충당부채 적립은 일회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87%로 전분기 대비 0.04%p 상승했다.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하고 고금리 예부적금 만기 도래 등 비용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25%,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3%로 전년말 대비 각각 0.03%p, 0.02%p 상승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208.2%를 유지해 불확실성에 대응한 손실흡수력을 확보했다.
주주환원 새로운 시도…연간 배당총액 1조2000억원
KB금융그룹은 주주환원을 위해 새로운 정책도 도입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한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의 배당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추후 KB금융은 연간 배당금액 총액 수준을 1조2000억원으로 유지 또는 확대해 배당성향은 이익 규모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분기 KB금융 계열사 순익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을 살펴보면 KB증권은 1980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이는 개인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외에 KB손해보험은 2922억원, KB국민카드는 1391억원을 기록해 각각 15.1%, 69.6% 증가했다. KB라이프는 1034억원으로 16.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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