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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0일 지났나”...급변하는 정용진號 신세계

정용진, 지난 3월 회장 승격...인사·위기사업 개선 진두지휘
첫 과제 '이커머스 성장동력' 정비...CJ 협업으로 물류 개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취임 100일이 지났다. [사진 신세계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신세계그룹에 대대적인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월 자신의 체제를 공식화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면서다. 그룹 성장 동력 정비를 위한 정 회장의 ‘빅스텝’이 연일 이어지면서 ‘뉴 신세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숨 가쁘게 달린 정용진의 ‘혁신 리딩’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의 ‘빅스텝’은 한 발짝 더 앞서 고민하고 한 박자 더 빠르게 실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 회장은 총괄부회장 시절인 지난해부터 새로운 신세계를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 개편과 조직 전반의 쇄신을 주문한 것이 그 시작이다. 정 회장(당시 부회장)은 경영전략실에 “조직·시스템·업무 방식까지 전부 바꾸라”라고 주문했다.

회장 승격 직후 재차 그룹 전체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정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 기업에게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다.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변화’는 신세계 이커머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출발한다. 신세계는 지난 5일 CJ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그룹은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번 MOU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물류 역량으로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 정 회장은 물류 전문기업과의 협업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솔루션을 고안했다. 외부와의 열린 파트너십은 정 회장이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성장 전략 중 하나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 지마켓과 SSG닷컴의 대표를 전격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커머스가 재차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마켓 대표로 정형권 전(前)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해 체질 개선의 포석을 마련했다. SSG닷컴은 그로서리(식료품 및 잡화)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본부장 출신 최훈학 전무를 내정했다.

특히 인사 쇄신은 정 회장이 승격 후 유독 강조한 부분이다. 철저한 성과 위주로 수시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첫 실행은 신세계건설 정상화를 위한 대표 교체였다. 정 회장은 그룹의 핵심 재무통 허병훈 부사장을 건설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건설의 위기 탈출을 위한 조치는 이미 진행 중이다. 신세계건설은 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회사채 발행·신세계조선호텔로의 레저 부문 양수도 등을 통해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 지난달 말에는 신종자본증권 6500억을 발행해 올해 1분기 807%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췄다. 향후 신세계건설은 스타필드 청라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들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통해 수익성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사진 신세계그룹]

‘고객 제일’ 원칙 아래 변화와 혁신

그룹 중추인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도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정 회장은 그룹 인사에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 대표로 한채양 대표를 임명하며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조각했다.

새 대표를 맞은 이마트는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공급’하는 대형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를 최일선에 내세웠다. 고객들이 경험을 점유하는 ‘새로운 이마트’로의 리뉴얼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신세계의 모든 사업장은 고객을 위한 공간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고객 제일’ 원칙은 ‘미래형 이마트’ 전략의 뼈대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의 통합 작업도 순항 중이다.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의 합병 법인은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부터 물류까지 주요 분야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가 진행 중인 경쟁력 강화 조치는 ‘철저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올해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최근 실적은 호조세를 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7조2067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 245% 늘어난 수치다.

이마트만 놓고 보면 회복세가 더 두드러진다. 별도 기준으로 1분기 총매출 4조2030억원, 영업이익 93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44.9% 늘었다. 올해 1분기 이마트 방문 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만명(2.7%) 증가했다. 또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올해 1분기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덕분에 매출도 11.9% 상승하며 이마트 실적 반등의 주역이 됐다.

한편 정 회장은 ‘회장이 된 지 100일이 됐다’는 주변의 말에 “벌써 그렇게 됐나”고 되물었다고 한다. 신세계 측 관계자는 "(회장님은)매일 오전 9시 출근 후 오후 9시까지 업무에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최근 열린 내부 회의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신세계그룹이 시장의 선도자로서 입지를 견고히 해나가도록 잘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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