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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시청역 참사 ‘세종대로 18길’ 보행 공간 넓힌다

‘도로공간 재편사업’으로 세종대로 18길 보행로 확장
사고 발생한 보도 전체 폭은 3m…실제 이용 폭은 2m 남짓 불과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발생한 ‘세종대로18길’ 인도에서 시민 두 명이 걷고있다. 해당 인도의 폭은 약 2m 남짓이다. [사진 박세진 기자]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서울시가 시청 역주행 사고가 발생한 ‘세종대로18길’ 보행 공간을 확장한다. 세종대로 18길은 인근에 ▲시청 ▲상업지구 ▲역사 등이 자리잡고 있어 차량 통행량과 보행 인구가 특히 많은 지역이다. 서울시는 이번 보행 공간 확장을 통해 보행자 안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시청역 광장 인근에 있는 세종대로 18길을 대상으로 ‘도로 공간 재편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보행 공간 확보와 더불어 인근 교통 시설물을 부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기자가 이번 역주행 사고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세종대로 18길 먹자골목의 인도 폭을 측정해 본 결과 전체 폭은 약 3m로 나타났다.

문제는 실질적인 보행자 폭이다. 실제 이곳을 오가는 행인들은 약 2m의 인도 폭을 활용해 이동하고 있었다. 해당 보행로에 상가가 내어놓은 표지판 및 화분 등의 물건들이 보행자들의 이동을 방해한 까닭이다.

세종대로 18길을 걷고 있던 행인은 “실제 거리 폭을 들어보니 유동 인구 대비 보행로가 좁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이번 참사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물론 역주행 차량이지만, 좁은 인도 폭으로 인해 인구가 더욱 밀집돼 사망자가 더 생겼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종대로 18길의 협소한 보행 공간은 이번 시청역 참사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사고 희생자 대부분이 보행자였다는 점에서 보행 공간 확장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보행 공간 확보는 보행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 중 하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도 국가 보행교통 실태조사’에 따르면 충분한 보행 공간을 확보할 경우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발생한 ‘세종대로18길’ 인도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장애물을 제외한 인도 폭이 측정 결과 90cm 정도로 나타났다. [사진 박세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보행 공간과 교통사고 발생의 상관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로 유효보도폭이 기준 폭(2.0m) 미만인 경우 1km당 교통사고가 2.99건 발생했다. 2.0m 기준 폭 이상(1.82건)인 경우보다 교통사고가 64.2% 많이 발생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해당 공간은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이 계획돼 있다.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은 기본적으로 차로를 줄여서 보행 공간을 확보하는 게 주목적”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인근 신호체계나 도로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대로 18길’ 도로 공간 재편 사업에는 단순 보행 공간 확장과 더불어 인근 신호체계 및 도로 정비도 함께 진행된다. 서울시는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의 원인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로서 세종대로 18길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은 오는 2025년 실시로 예정돼 있으나, 큰 사고가 발생한 만큼 시행 시기 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사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발생한 조선호텔 앞 신호등 설치 방안도 경찰청 심의 과정에서 통과가 된 상황”이라며 “경찰청 및 도로교통공단의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도로 공간 재편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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