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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 두고 ‘내정설‧파킹딜’ 뒷말 무성…강성부 대표 “터무니없다”

KCGI, 한양증권 인수 실사 실시…금감원,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성부 KCGI 대표.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의문의 시선이 나왔다. 한양증권 매각 시점부터 ‘KCGI 내정설’이 나도는가 하면, ‘파킹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학교법인 한양학원 등 매각 측은 지난 2일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CGI를 선정했다. 차순위 협상대상자로는 LF를 선정했다. 이번 입찰엔 케이엘엔파트너스-HXD화성개발 컨소시엄, 케이프투자증권 등도 참여했다.

KCGI는 매매대금으로 한양증권 주식 1주당 6만5000원씩 총 2448억5342만원을 제시했다. 거래 대상은 한양학원(지분율 11.3%)과 특수관계사인 백남관광(10.85%), HBDC(7.45%)등 소유의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6%)다. 한양학원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중 한양학원,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이 각각 보유한 4.99%, 4.05%의 지분을 남겨두며 매각 후에도 여전히 2대 주주로 남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양학원 측이 매각 이후에도 사실상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향후 지분을 되사오기로 하는 파킹딜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영 정상화 이후 2대주주의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통해 지분을 되사올 것을 감안하고 ‘5%룰’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 규모의 지분만 남겼다는 것이다. 또 KCGI에 김 이사장 아들이 채용된 점과 강성부 KCGI 대표의 한양대 경영대 대우교수 활동 이력 등이 의혹을 증폭 시켰다. 

이에 대해 강성부 대표는 ‘이코노미스트’ 기자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확대, 재생산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파킹딜이면 한양재단이든 가족회사든 지분을 다시 받아갈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쪽에는 그런 신용이 있는 회사가 없다”며 “김 이사장 개인지분을 남겨둔 것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한양산업개발과 백남관광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이라도 더 받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각 지분율이 많아질수록 프리미엄을 못 받는다”며 “과거 현대증권이 KB그룹에 팔릴 때 매각 지분율이 21.5%였는데 그렇게 적은 지분이 팔리다 보니 경영권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3배까지 올라갔지만 대우증권은 40% 이상 지분을 팔다 보니 PBR이 1.3배였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KCGI “인수과정 문제없어”…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촉각’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양증권 본사.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미 한양학원 측이 한양증권 거래 대상을 KCGI로 정했다는 말이 돌면서 KCGI 내정설까지 불거졌다. 이번 매각절차가 일반적인 과정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과정에서 매각 측은 주관사 없이 자체 매각을 추진했으며, 간단한 입찰제안서만 수령하고 거래 대상을 선정했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각 주관사는 거래 상대방을 주선하고 인수 후보의 자금조달 능력 등을 검증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매각절차 역시 통상적인 과정보다 빨랐다는 시각이다. 한양증권 매각에 대한 교육부의 승인공시(7월23일) 이후 일주일(8월2일)만에 거래 당사자가 정해졌다. 

강 대표는 “저희한테 특혜를 준 게 하나도 없다”며 “이런 얘기를 퍼트리는 곳이 이번에 아쉽게 고배를 마신 회사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2년 전 한양증권이 우리금융으로 매각이 좌절된 이후 이미 십여 군데가 구두로 인수 제의를 해왔었던 걸로 안다”며 “그러니 굳이 매각 주관사를 써서 공개매각으로 (한양학원 측)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을 소문내어 가면서 수개월의 시간과 수십억 원의 비용을 써가면서 할 필요가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인수 가격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KCGI가 적어낸 인수 가격은 1주당 6만5000원으로 우협 선정 전날의 종가인 1만5290원보다 4배 넘게 비싸다. 한양증권 지분 29.6%를 2448억원에 인수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책정한 것이란 지적이다. 

이번 거래는 프로그레시브 딜(일부 후보를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이는 방식)로 진행되면서 매각가액이 시가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KCGI는 원매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우협에 선정됐지만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KCGI 총자산(939억원)의 2배가 웃도는 2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마련해야한다. 

업계에서는 KCGI가 고유자금을 쓰거나 유상증자를 통한 재원 마련, 프로젝트 펀드,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력 등으로 자금 조달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 대표는 “본계약을 해야 인수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KCGI는 현재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는 약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실사 과정에서 특별한 오류 등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KCGI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KCGI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앞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문을 넘어야 한다. 금융회사 인수 시 주식양수도 계약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늦어도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60일 전에는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KCGI는 현재 심사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면, 파킹딜 관련 이슈, 인수자금 조달 방식에 따른 경영안전성 확보 여부 등을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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