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거래 중단에 서학개미 분노…커지는 증권사 책임론
지난 16일부터 거래 중단...일부 ETF만 거래
국내 거래취소 9만계좌·6300억원 규모
"재개 시점은 미정...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글로벌 증시 폭락 당시 대규모 거래 중단 사태를 빚었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증권업계는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한 이후 거래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은 거래체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며 오후 2시 45분 이후 체결된 거래를 일괄 취소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매도 주문량이 폭증, 처리 한도를 초과해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문 자체가 취소되면서 주간거래 주식 매매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이 모두 말소 처리됐는데, 취소 거래액은 약 6000억원(약 9만 계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블루오션은 6일 휴장 후 7일 29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에 대해서만 거래를 일부 재개한 상태였으나, 이번 조치로 지난 16일부터 모든 종목 거래가 중단됐다.
문제는 블루오션이 아직까지 ‘불통’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개선 작업을 위해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지했을 뿐이지만 아직 중단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조차 전달하지 않았으며, 29개 상장지수펀드(ETF) 일부 종목만 거래를 열어뒀다.
이에 증권사들은 당초 블루오션 측과 협의에 따라 16일부터 서비스를 정상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주문 접수 중단 사태 재발 가능성에 따른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아 거래 중단을 지속하고 있다. 거래를 중단하는 증권사는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상상인·신한투자·유안타·유진투자·카카오페이·키움·토스·하나·한국투자·한화투자·iM·KB·LS·NH투자증권 등 19곳이다.
금융투자협회도 시스템 장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강력히 요구하는 성명서도 블루오션에 발송했다. 금투협은 “블루오션의 시스템 안정이 충분히 검증된 후 서비스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 시스템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지속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 보상은 어려워...서비스 재개 시점은 미정
거래 중단 사태로 몇몇 투자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종목 토론실 게시판 등에 ‘증권사에 고소해야겠다’, ‘보상 어떻게 해줄거냐’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금감원 민원과 단체 피해 보상 요구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매수·매도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피해가 발생했고 서비스를 제공·홍보한 증권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사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난 외부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루오션 사태로 데이마켓 서비스가 중단된 건 앞서 몇차례 있었다”며 “지난해 8월에도 블루오션의 전산 장애로 일부 주문의 정정과 취소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4월 서비스가 종료된 바 있는데 배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키움·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마켓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미국 주식 제휴 증권사, 전용선 라인, ATS 자체 문제 등으로 인해 장애 상황이 비교적 높은 빈도로 발생할 수 있다”며 “정규장 거래와 다른 환경으로 인해 거래가 불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래가 불가능한 건 데이마켓뿐으로 미국 정규장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시스템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지속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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