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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매매 여성 죽음 몬 불법 대부업에 팔 걷었다

성매매 집결지 대상 피해 현황 파악
법률 지원 대상 범위도 확대 등 대책 마련

카드 대출광고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최근 불법 대부업체의 금전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매매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서울시가 불법 대부업 피해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서울시는 성매매 집결지를 대상으로 불법채권추심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성매매나 불법 대부업 광고를 걸러내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매매 여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준 뒤 살인적 이자를 뜯어내고,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기 쉬운 성매매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말했다. 

최근 딸을 홀로 키우던 집창촌 미아리텍사스 성매매 여성이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압박에 시달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피해를 조사하고 예방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A씨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돈을 갚지 못하자 대부업체 일당은 그의 지인들에게 'A씨가 미아리에서 몸을 판다. 돈을 빌리고 잠수를 탔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딸이 다니는 유치원 교사에게도 이런 문자메시지가 보내졌고, 견디다 못한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우선 성매매 종사자를 대상으로 불법 대부업 피해 현황 조사에 착수한다.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성매매 집결지는 하월곡동 미아리텍사스와 영등포동 영등포역전으로, 9월 말 기준으로 2곳의 종사자는 420여명으로 추산된다.

시는 이 2곳의 현장 조사를 통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또 집결지 내 스피커를 설치해 불법 추심 신고 안내 방송을 내보내고, 로고 라이트도 설치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익명으로 상담할 수 있는 카카오톡 전용 상담창구도 운영한다.

법률 지원 대상 범위도 확대했다. 채무 당사자에게만 제공해온 법률 지원을 채무자 가족, 지인 등 관계인에게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성매매나 불법 대부업 광고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AI를 활용한 검출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불법 대부 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는 '대포 킬러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 차단한다. 해당 시스템에 등록된 불법 대부업 전화번호로 3초마다 전화를 걸어 통화 불능 상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아울러 대부업체의 불법 추심 행위 등에 대한 증거 수집과 수사 의뢰도 강화하고, 자치구를 통해 과태료 부과와 영업 정지 등 행정조치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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