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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B 승인 절차 진행 중”…신약 개발 속도 내는 쎌바이오텍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듀오락 개발·생산 기업
유산균 기반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해
“이달 IRB 승인받을 것”…연내 임상 1상 시작

쎌바이오텍이 연내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시작한다. 사진은 장내 미생물 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프로바이오틱스(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균) 제품 수출 1위 기업 쎌바이오텍이 연내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쎌바이오텍은 대표 제품 듀오락으로 ‘현금 곳간’을 탄탄히 채워, 자금 걱정 없이 신약 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연구개발(R&D)에 난항을 겪는 국내 여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과는 다른 행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쎌바이오텍은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PP-P8의 임상 1상을 시작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실시기관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달 IRB를 승인받는다는 목표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이달 PP-P8의 임상 1상을 시작하겠다”라며 “환자 모집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라고 전했다.

PP-P8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먹는(경구용) 대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쎌바이오텍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특허 균주 CBT-LR5에서 유래한 P8 단백질을 기존의 방법보다 100배 더 많이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 물질을 만들었다. 이후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PP-P8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쎌바이오텍에 따르면 암세포에 침투한 P8은 대장암의 증식에 관여하는 세포의 주기 정지 표적 GSK3β 단백질에 결합하고, 성장 촉진 단백질을 파괴한다. 이를 통해 대장 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쎌바이오텍은 P8가 암세포의 핵에 침투해 GSK3β의 디옥시리보핵산(DNA)에 결합한다고도 했다. 쎌바이오텍은 이런 내용을 국제학술지인 ‘마이크로바이옴’에 게재했다.

쎌바이오텍, 현금 곳간 든든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1995년 설립됐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이른바 유산균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 중 수출 1위를 지켜와 실적을 꾸준히 확대한 강소기업이기도 하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누적 매출 378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을 만들어낼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다는 뜻이다.

캐시카우는 쎌바이오텍이 2004년 출시한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듀오락이 맡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체결해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 국가에 제품 외 원말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 실적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쎌바이오텍은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누적 수출액 207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23.2% 성장한 수치다.

주요 수출 지역인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잘 팔린 덕이다. 쎌바이오텍은 전체 수출 물량의 60%를 유럽에, 40%를 동남아시아에 판매한다. 쎌바이오텍이 내년부터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수출 실적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쎌바이오텍은 현재 중국 현지의 협력 기업과 이를 논의하고 있으며 내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든든한 현금 곳간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미 수년 동안 PP-P8의 전임상을 진행했고, 이제 대장암 말기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시작한다. 임상 1상에는 25억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데,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쎌바이오텍의 현금성 자산은 797억원이다. 쎌바이오텍은 현재 임상 2상까지 직접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쎌바이오텍은 연내 임상 1상을 시작해 2년여 뒤인 2026년 임상 1상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임상 성과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변모도 기대된다. 쎌바이오텍은 임상 2상을 직접 진행한다면 2028년까지 이를 마칠 계획이다. 쎌바이오텍의 세포공학연구소 류용구 부소장이 PP-P8을 비롯한 신약 임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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