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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길어서 잡힌 사람들

꼬리가 길어서 잡힌 사람들

‘파나마 페이퍼스’로 불리는 조세회피 문건 스캔들에 연루된 사람 중에는 축구 스타, 세계적인 배우, 전·현직 세계 지도자의 가족·친지들도 있었다.

지난 4월 3일 세계 각지의 100여 개 뉴스 매체가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파나마의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1100만 건 이상의 파일이 그 소재다. 모색 폰세카는 자산가들의 역외 유령회사 설립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령회사를 이용해 자산을 숨기고, 마약 또는 무기를 거래하고, 세금을 회피했다.

40년 분에 해당하는 파일이 국제탐사보도 언론인협회(ICIJ)와 독일 신문 쥐트도이체차이퉁에 전달됐다. 이들은 수십 개 언론매체가 1년에 걸쳐 파일들을 조사하도록 협력했다. 데이터의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문서에 등장한 정치인·공직자 그리고 그들 가족·친지의 상세 명단을 ICIJ가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는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 타니 전 카타르 총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전 카타르 국왕, 페르토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사촌들인 라미 그리고 하페즈 마클루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친 이언 캐머런 등이 있다.

다음은 그 밖에 문서에 등장한 유명인이다. 이름이 들었다고 해서 불법행위에 관련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지난 4월 6일 여론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났다.
아이슬란드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역외 기업에 수백만 달러를 은닉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파나마 페이퍼스 유출 데이터에 따르면 귄뢰이그손 부부는 2007년 역외 기업 윈트리스를 인수해 2008년 금융위기 중 파산한 아이슬란드 3개 은행 채권을 은닉하는 데 사용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2009년 의회에 진출할 때 윈트리스 지분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규정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재산공개일 직전인 2009년 12월 31일 회사 소유권을 부인에게 1달러에 넘기면서 자신과 아내는 금전적으로 어떤 이득도 보지 않았다며 사퇴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4월 6일 물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유출된 문건에 푸틴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푸틴의 소싯적 절친이자 맏딸의 대부인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의 이름은 올라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20억 달러의 은닉 자산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올라가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까지 이어진다. 유출된 문건에서 푸틴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푸틴의 소싯적 절친이자 맏딸의 대부인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의 이름은 올라 있다. 문서에 따르면 롤두긴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프라이빗 은행 뱅크 로시야의 지분 3.2%, 연간 1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러시아 최대 TV 광고대행사 비디오 인터내셔널의 12.5% 지분을 보유한다.
 청룽
청룽은 모색 폰세카를 통해 6개 회사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3일 유출된 문서에는 청룽(재키찬)의 이름도 거론됐으며 모색 폰세카를 통해 6개 회사를 소유한 것으로 여겨진다(AFP 보도). 한편 인도 발리우드의 영화 스타 아미타브 밧찬은 23년 전에 설립된 4개 해운사의 이사, 그의 며느리인 아이쉬와라 라이 밧찬은 역외 기업의 전 이사이자 주주로 거명됐다.
 리오넬 메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도 다른 20명의 유명 선수들과 함께 문건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메시는 다른 20명의 유명 선수들과 함께 문서에 거론됐다. 메시와 아울러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이자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도 명단에 포함됐다. 메시는 과거 474만 달러의 세금을 신고하지 않아 아버지 호르헤와 함께 탈세 혐의로 기소돼 오는 5월 재판을 받는다.

모색 폰세카는 데이터 유출 사태 이후 장문의 성명을 발표하고 입장을 밝혔다. “특정한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 그럴 경우 고객의 비밀을 지킨다는 우리의 방침과 법적 책임을 위반하게 된다.”

그러나 “유출 문서에 거론되는 정황 중 다수의 관계자들은 과거나 현재나 모색 폰세카의 고객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설립하는 회사 또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오용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언제든 그런 사례를 최대한 찾아내고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우리는 의심스런 행동이나 불법행위가 감지될 경우 곧바로 당국에 신고한다.”

- 루시 웨스트콧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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