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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습에도...한국 디스플레이 기술력으로 반등 노린다

[한국 제조업계에 봄바람 분다]②
삼성·LG 디스플레이 1분기 저조한 실적 기록했지만
OLED 시장 주도하면서 2분기 반등 기대감 높아

'MWC 2024'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전경.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새 아이패드를 공개하는 등 여러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56% 감소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플렉시블은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시에 적기 대응했고 리지드(Rigid)는 판매 기반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됐다. 하지만 판매 경쟁 심화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대형의 경우 비수기 진입으로 시장 수요가 약화됐지만 퀀텀닷(QD)-OLED 모니터 신제품 도입과 고객 기반 강화로 적자 폭이 완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 받아

QD-OLED는 기존 OLED의 장점에 고순도의 자발광 재료인 퀀텀닷의 특성이 더해진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풍부한 색 표현력과 어떤 각도에도 왜곡 없는 화질을 구현해 한층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를 탑재한 모니터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이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지만 영업이익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5010만대로, 전년 동기(5540만대)보다 9.6% 줄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조2530억원으로 19% 늘었지만 46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1조984억원)와 비교해 적자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으나, 통상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탓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강도 높은 비용 감축 활동으로 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2%, 모니터와 노트북PC 등 IT용 패널 40%,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28%, 차량용 패널 10% 등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IT·모바일·차량용 등 사업 전 영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비용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 활동을 추진해 사업 성과와 경영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두 회사는 2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최근 신형 아이패드 라인업을 공개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내놓는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8개월여만이다. 아이패드 에어는 고급형, 아이패드 프로는 시리즈 중 최고급형이다.

특히 이번 아이패드 프로에는 OLED가 탑재됐다. 아이패드용 OLED를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향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다. 오는 9월에는 아이폰16 신제품이 출시 예정이고 삼성전자도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액이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고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한 1179억 달러(약 160조7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모바일 등 고부가 품목에서 수요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OLED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0.7% 늘어난 424억 달러 규모를 보였다. LCD는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이 이어진 데다 패널 단가 하락으로 6.5% 감소한 744억 달러를 기록했다.

QD-OLED 모습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 증가 전망

지난해 세계 OLED 시장에서 한국은 74.2%, 중국은 25.1%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OLED 시장에선 국내 점유율이 96.1%였다. 모바일 중심의 중소형 OLED 시장에선 한국이 71.6%, 중국이 27.6%를 기록했다. 중국의 추격에도 한국과 중국의 OLED 캐파(생산능력) 차이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양국 간 캐파 격차는 2022년 1432만㎡에서 2023년 1511만㎡로 한국이 격차를 더 벌렸다.

스마트폰 OLED 시장은 지난해 345억8000만 달러에서 올해 371억6000만 달러로 확대되고, 태블릿 등 IT 제품도 같은 기간 30억 달러 늘어난 4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TV용 OLED 시장 역시 37억4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은 중·대형 OLED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OLED 사업전환 및 대세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대형 분야에 대한 꾸준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생산능력을 더욱 늘려갈 전망이다. 또 중소형 OLED에서도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IT 제품 사이클 도래 등의 효과로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1333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모바일·TV에서 태블릿·차량용으로 OLED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비중은 ▲27.4% ▲34.3% ▲35.9% ▲36.6%(예상) 등이다. 국내 기업들이 OLED 생산·기술 우위를 차지한 점을 감안, 실적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속 OLED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고군분투가 이어졌던 해”라며 “한국은 중소형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에 안주하지 않고 중대형·대형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을 리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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