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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빅4’ 무찌를 상대 없다고?

IT 업계 ‘빅4’ 무찌를 상대 없다고?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 대적할 새로운 플랫폼이 블록체인 혁명으로 머지않아 등장할 것
가까운 미래에 누군가가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블록체인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낼 것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흔히 ‘빅4’로 불리는 애플·알파벳(구글)·페이스북·아마존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인과 시민운동가, 심지어 투자자 로저 맥나미 같은 기술업체 베테랑부터 위협적인 독점 기업으로 변했다는 통렬한 비난을 자주 듣는다. 예를 들어 맥나미가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에 최근 기고한 글의 제목은 ‘나는 초기에 구글과 페이스북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공포를 느낀다’였다. 영향력이 막강하고, 너무 많이 알며, 산업 전체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릴 뿐 아니라 ‘러시아인에게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지적이다.

이제 빅4가 두려움을 느낄 차례다. 삼손(구약 성서에 나오는 괴력의 주인공으로 머리카락이 힘의 원천이다) 같은 그들을 향해 새로운 비주류 기술이 가위를 들고 그들의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덤벼들 태세이기 때문이다.

기술업계에선 언제나 그런 일이 생긴다. 미국 법무부는 1998년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MS)를 대상으로 독점금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MS가 데스크톱 컴퓨팅을 완전히 지배했기 때문이다. 2001년 그 소송이 합의로 일단락되자 초기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들이 MS의 운영체제인 윈도, 문서작성 플랫폼인 오피스, 인터넷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의 지배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두손 놓고 있어도 MS는 오만을 부릴 수 없었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막강한 대기업들이 두려움을 느끼도록 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 애플은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미국 회사다. 알파벳·페이스북·아마존은 톱6에 든다. 각국 정부는 그들의 영향력을 우려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미국 의회의 압력으로 청문회에 나가서 자신들의 서비스가 지난 대선을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하는 데 사용될 수 있었을 가능성에 관해 증언했다.

구글은 현재 유럽연합(EU)의 반독점 판결에 투쟁하고 있다. 아마존은 시어스와 메이시 같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무너뜨린다는 비난을 받는다. 한편 프랭클린 포어의 신저 ‘영혼 없는 세계(World Without Mind)’는 빅4라는 ‘지식 독점’ 기업들이 거의 인류를 지배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그들의 원대한 설계에서 우리는 한낱 나사와 리벳에 불과하다”고 선언한다.

어떤 회사도 정면 공격으로 빅4에 도전하진 않을 것이다. MS는 구글에 맞서 검색엔진으로 자사의 ‘빙(Bing)’을 사용하도록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약 100억 달러나 썼지만 효과를 못 봤다. 그런 행동의 어리석음이 명백히 입증된 것이다.

빅4에 대적할 수 있는 신생업체는 이미 확립된 기술이 아니라 가장 특이한 신기술에서 나올 것이다. 현재로선 그 기술이 블록체인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6개월 동안 기술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기본 기술인 블록체인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플랫폼의 완전히 새로운 유형을 구축하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그런 플랫폼은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의 거대한 궤도에서 사용자와 개발자, 파트너들을 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를 가질 수 있다고 믿게 됐다.

블록체인 투자업체 어전트의 파트너인 제프 스튜어트는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이 각각 하나의 거대한 경제를 형성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콘텐트나 돈(상품 구입 대금), 개인정보 또는 약간의 ‘영혼’을 기여하고 그 대가로 서비스나 상품을 얻는다. 개발자는 그 경제에서 사용되는 앱을 만든다. 판매자는 상품을 판매하고, 브랜드는 광고를 맡는다.

이 모든 것이 그 경제 내부의 상거래를 가능케 한다. 그러나 그 경제를 구축한 회사가 거래를 통제하며, 규칙을 만들고, 어떤 앱 또는 어떤 파트너가 살고 죽을지 결정하고, 자사가 원하거나 의무적인 내부 정보만 공개하며, 보상의 거의 전부를 챙겨간다. 어떤 면에서 이런 경제는 아주 이상적이다. 빅4가 제공하는 편리한 기기와 즉각적인 답변, 오래 못 본 친구와의 만남,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 배달되는 상품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이런 모델은 권력과 부를 한곳에 집중시킨다. 그게 해롭다. 예를 들어 건실한 중산층을 원한다면 부와 권력의 집중은 독소가 된다.

반면 블록체인은 협동조합 같은 경제를 구축하는 데 유용하다. 한 회사가 아니라 참여자와 투자자 모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경제를 말한다.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에 암호화된 운용 규칙이다. 이 규칙은 거래와 계약을 처리할 수 있다. 또 내가 뭔가를 기여하면 그 대가를 자동으로 얻을 수 있도록 설정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소프트웨어에 들어 있는 규칙에 따라 전 세계의 컴퓨터에서 작동된다. 일개 회사의 데이터 센터에 갇혀 있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이 바로 그렇게 작동한다. 비트코인 생태계는 아무도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은 모든 곳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에서 작동하며 모든 거래를 기록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경쟁할 수 있는 블록체인 소셜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치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컴퓨터를 사용해 그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그 대가를 받는다. 콘텐트나 개인적으로 소유한 정보를 제공하면 마찬가지로 그 대가를 지급 받는다. 반면 광고를 하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 돈이 콘텐트나 서비스 제공자에게 돌아간다. 스튜어트는 “이 생태계를 돌아가도록 만들고 뭔가를 기부할 만한 인센티브를 가진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에 혁신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누군가가 인기 있는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냈을 때 자신도 똑같은 것을 제공해 그를 파멸시킬 권력자도 없다.

그런 집단식의 소셜 네트워크에선 사용자와 개발자가 주인의식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당신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까지 포기할지 스스로 규칙을 정할 수 있다. 당신이 올리는 음악을 듣는 사람이 얼마의 요금을 지불할지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누군가가 모든 규칙을 제대로 정비함으로 써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블록체인 소셜네트워크를 만들어낼 게 분명하다.

온라인 공동사업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위키피디아가 바로 그런 식으로 구축됐다. 콘텐트 제공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규칙마저 없는 데도 말이다. 위키피디아가 블록체인 시대에 만들어졌다면 편집자와 작성자가 보상 받는 규칙이 포함됐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열람하는 콘텐트마다 1센트씩 받는 식이다.

올해 들어 블록체인 경제를 둘러싼 활동이 활발해졌다. 스튜어트와 디지털 커런시 그룹, 블록체인 캐피털 같은 업체는 블록체인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스티미트’라는 회사는 게재된 콘텐트를 서비스하는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발표했다. 그 시스템에선 콘텐트 작성과 조사, 공유와 관련된 보상 규칙이 자동으로 정해진다. 그런 회사가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블록체인 뉴스’를 검색하면 우크라이나·바레인·중국·몰타 등 세계 각국의 금융업부터 스포츠까지 모든 산업에서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실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기술 대기업 CEO들이 노숙자가 되진 않는다. 빌 게이츠는 오랫동안 반독점 위반 소송과 인터넷에 시달렸지만 여전히 억만장자다. 또 MS는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가치 높은 기업 중 하나다. 그러나 기술 분야에서 패권은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 블록체인 우주의 어디선가 혁명이 준비되고 있다.

- 케빈 메이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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