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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나와 딱지치기? “우리 사장님이 달라졌어요”

'CEO 떴다' 하면 100만 조횟수… 긍정적 이미지는 덤
‘유튜버 변신’ CEO들… 소통·매출 두 마리 토끼 잡아

카카오TV '머선129'에 출연한 이건준 사장과 이마트 유튜브에 출연한 정용진 부회장. [사진 BGF리테일, 이마트 유튜브]
 
최근 유통업계 CEO들의 파격 행보가 연일 화제다. 기존의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이미지를 버리고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미지에 젊은 층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달라진 경영 공식을 쓰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이건준 사장은 카카오TV의 예능 프로그램 ‘머선129’에서 강호동과 사활을 건 딱지치기 대결을 펼쳤다. 해당 영상은 23일 공개된 지 하루만인 24일 오전 150만에 육박하는 조횟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머선129’는 CEO와 대결을 통해 강호동이 이기는 경우, 해당 기업이 카카오TV 구독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약속한 경품을 카카오톡으로 선물하는 형식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반대로 강호동이 질 경우 카카오TV를 통해 기업 광고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이다.
 
두 사람은 이날 방송에서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인 딱지기치 일대일 대결을 붙었다. 이 대표는 ‘딱지치기 신동’으로 불리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호동에게 직접 필살 딱지 설계부터 세기를 조절하는 방법까지 전수하며 딱지치기에 혼신을 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엄근진’ 옛말 … 친구 같은 CEO가 대세 

 
양측의 치열한 논의 끝에 엄선된 CU의 인기 상품은 ‘확!실한 김밥’ 1만개, ‘리치리치 삼각김밥’ 1만개, ‘자이언트 떡볶이’ 5000개, ‘HEYROO 탄산수’ 5000개, ‘HEYROO 콘치즈 그라탕’ 3000개로, 총 3만3000개다.
 
이 대표는 “승패와 상관없이 CU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며 “앞으로도 CU는 고객의 가장 가까이에서 좋은 친구 같은 편의점이 되기 위해 트렌디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머선 129’는 시즌2까지 진행하며 큰 인기를 끈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과 유사한 형식이다. 네고왕에도 여러 CEO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직접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사 브랜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재계 소통왕’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스타벅스 코리아’ 유뷰트 채널에 ‘찐덕후’ YJ 고객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유튜브에서 정 부회장이 언급했던 ‘나이트로 콜드브루’의 판매량은 2주 만에 3배나 급증했다.
 
같은달 이마트 유튜브에선 땅끝마을 해남의 배추를 소개하는 장면에 출연해 140만이 넘는 조횟수를 기록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배추밭에서 ‘실한 놈’을 찾기 위해 내달리고, 시장에선 자신을 ‘장사하는 사람’으로 소개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빠랑 데이트 브이로그 [사진 유튜브 채널 '햄연지' 영상 캡처]
 
함 회장은 장녀 함연지의 유튜브 채널 ‘햄연지’에 등장해 기업 회장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으로 고객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함 회장이 처음 등장한 ‘어버이날 특집’ 영상의 조회수는 350만회를 넘겼고 지난 21일에는 함연지가 함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오뚜기 사옥을 방문하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두 사람은 오뚜기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해 함께 식사를 하며 다정한 부녀의 모습을 자랑했다.  
  
친구 같은 이미지를 주기 위한 CEO들의 변신은 앞으로 더 활발해 질 전망이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는 최근 ‘앤토니가 간다’라는 유브트 코너를 만들었고, 네고왕에서 ‘편의점왕’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조윤성 GS리테일 사장도 꾸준히 유튜브에 출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둔형의 ‘엄근진’ 이미지가 CEO들의 모습이었다면 이젠 탁월한 예능감을 발산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려는 CEO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들과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실적 견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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