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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친구 맺는 中 여성들…대체 왜?

‘다쯔’(임시 친구) 도움으로 온라인 쇼핑·충동구매 끊어
“미래 경제에 대한 확신 낮기 때문” 학계 분석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중국에서 여성들이 소비를 줄이려고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임시 친구’를 맺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절약 다쯔’(存錢搭子)라는 해시태그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에 처음 등장한 이후 최근까지 17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데이터 분석업체 뉴스랭크는 밝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서 중국 네티즌들은 절약 다쯔 관련 주제들을 수백만 번 찾아봤다.

‘다쯔’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사회 교류 방식이다.

친구보다는 얕고 동료보다는 깊은 인간관계를 가리키는데, ‘임시 친구’ 정도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식사 다쯔는 밥만 같이 먹는 친구를 뜻한다. 여행 다쯔, 커피 다쯔 등으로 다양하고 화장실 다쯔도 있다.

함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상하이 방언에서 유래됐다.

이 가운데 절약 다쯔의 인기는 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고공행진 등 경제 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주로 20∼40대 여성들이 절약 다쯔 온라인 그룹에 모여 자신들의 예산과 지출을 공유한다.

'52주 절약(저축)대작전'이라고 쓰여진 노트. [사진 중국 소셜미디어]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두 자녀를 둔 36세 여성 줘캐시 씨는 “5년 전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코로나 사태 때 나와 남편 월급이 50%나 깎여 힘들었다”면서 “이후 절약 다쯔를 찾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줘씨는 이를 통해 몇 달 만에 지출을 40% 줄인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올해 10만 위안(약 1900만원)을 예금하는 것이 목표다.

절약 다쯔들은 서로 충동구매를 막아주기도 한다.

줘씨는 “5000위안(약 95만원)짜리 핸드백을 사려던 한 멤버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서 저렴한 중고 가방을 대신 구매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 원중(30) 씨는 다쯔들의 도움으로 온라인 쇼핑을 끊은 뒤 독서와 뜨개질을 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는 한편 부업으로 수제품 판매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루시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미래 경제에 대한 확신이 낮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근검절약 문화 확산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낮춤으로써 저축에 대한 매력을 떨어트려 소비를 유도하지만, 중국인들이 소비를 꺼리고 저축에 매달리면 중앙은행의 능력은 그만큼 약화한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축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중국 가계 저축액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138조 위안(약 2경6267조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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